국내 증시의 강세속에서도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연 9일째 순매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18일 골드만삭스와 CSFB를 통해 각각 8만주 이상의 매도 물량을 내놓고 JP모건 창구로 5만9000주를 순매도 하는 등 지난 6일부터 18일까지 영업일 기준으로 9일 연속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도 외국인들의 매도속에 최근 9영업일 가운데 12일과 18일 이틀만 상승하는 등 최근 증시 전체의 상승세와 비교할 때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33만2000원으로 마감됐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는 미국을 포함, 전세계적으로 펀더멘털에 비해 반도체주의 주가 상승폭이 너무 컸다는 인식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반도체주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가 늘고 있으며 D램 현물가격의 지속적 강세도 아직은 불확실하다는 주장이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2분기부터는 반도체 시장이 전통적인 비수기에 들어가면서 현물가격의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들이 주를 이루면서 삼성전자 주가에도 악재가 되고 있다.
최시원 한빛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1월 이후 D램 가격이 급상승했지만 2분기 이후 D램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정보통신·가전 등 다양한 사업군을 갖고 있지만 D램 가격에 가장 민감한 주가 흐름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당분간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삼성전자에는 부정적인 요인이 많다. 삼성전자에 보유비중을 늘렸던 외국계 단기 펀드들은 이미 충분한 목표수익을 거둬 매도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 또 최근 외국계 펀드들이 급등한 국내 시장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오른 일본 등 여타 시장에 관심이 높다는 점도 국내 증시 대표주인 삼성전자에 대한 매력을 낮추는 요소로 해석된다.
하지만 최근의 삼성전자 주가 부진에도 대부분 국내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중장기 관점에서의 보유비중 확대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의 재차 상승을 위해서는 ‘하이닉스-마이크론 간의 협상 타결’같은 추가적인 모멘텀이 필요하겠지만 하반기 이후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가정한다면 비수기를 이용해 물량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민후식 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현물가격과 삼성전자 주가 모두 징검다리 형태의 조정국면은 불가피하다”며 “2분기 D램 가격의 약세가 예상되지만 안정된 재고 수준, 여전한 공급자 중심의 시장구조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 이후 반도체 업황 개선 가능성은 높아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의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