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컴팩 주총 앞두고 PC株 `정중동`

  휴렛패커드(HP)와 컴팩의 합병과 관련한 19, 20일(현지시각) 연이은 양사 주주총회 결과에 전세계 증시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전후한 시점의 국내 PC주가 움직임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PC시장 1위 업체지만 PC부문에 대한 주가관련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보컴퓨터, 현주컴퓨터, 현대멀티캡 등 PC전문 상장·등록업체들은 그동안 별다른 모멘텀이 없이 주가가 정체상태에 머물렀다.

 삼보컴퓨터는 지난 2월 18일 종가 1만4200원이던 것이 18일 1만5650원까지 오르긴 했지만 한달동안 불과 1000원 안팎의 등락만 거듭하고 있다. 현주컴퓨터도 한달전 2730원이었던 주가가 18일 298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멀티캡도 이같은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지난 한달동안 1600∼1800원에서만 소폭 등락을 거듭했다. 이들 PC주가는 전체 주가상승률은 물론 주요 정보기술(IT) 주들의 주가상승세에도 크게 못미친 결과다.

 증시 전문가들은 PC종목 주가정체의 가장 큰 원인을 국내 PC수요가 기대치에 못미칠 것이란 전망 때문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앞으로 PC주가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지난해말 출시된 윈도XP의 저변 확대와 펜티엄4 등 고기능 PC에 대한 수요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기업들의 IT투자 확대에 따른 기업용 PC 수요 증가, 해외 수출 확대 등 제반 여건이 PC주가 반등의 새로운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HP의 주총 결과가 컴팩의 합병 승인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경우 삼보컴퓨터가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HP에 대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PC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는 삼보컴퓨터로서는 합병 이후 더 큰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사안이 삼보컴퓨터뿐 아니라 국산PC의 전체적인 수출 확대로 파생될 경우 현주컴퓨터와 현대멀티캡을 아우른 동반상승의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PC주가는 지난해말 이후 신규수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HP와 컴팩 합병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성재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국내외 PC시장이 모두 두자릿수의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국내 PC주들도 본격적인 주가반등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현주컴퓨터의 경우 주가 여력이 많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