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장비 업계가 올들어 기대감에 가득차 있다. 최근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통신사업자의 차세대네트워크(NGN)구축에 따른 수요확대를 기반으로 올해 국내 네트워크장비 시장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네트워크장비 업계가 이처럼 기대감을 갖는 주요인은 통신사업자들의 움직임 때문이다. 올해 투자계획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 또는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던 KT와 SK텔레콤 등 주요 통신사업자들이 최근 액세스 게이트웨이·메트로 DWDM·무선랜·메트로 이더넷 등 신규 유망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 신규 프로젝트 발주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9·11테러사건 이후 금융권과 공공부문에서의 백업망(DRS:Disaster Recovery System) 구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전용회선 보강을 위한 장비수요가 예상외로 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우선 KT가 추진하는 액세스 게이트웨이 도입계획은 기존에 도입해오던 TDX-100교환기를 대체해 앞으로 NGN구축사업이 본격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액세스 게이트웨이의 도입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KT의 NGN구축사업은 중장기적으로 교환기를 비롯해 전송망과 백본망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는 유무선망 통합운영을 위해 궁극적으로 소프트 스위치를 도입해야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여서 사업기간만 해도 길게는 10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그만큼 예산규모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지만 줄잡아 수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마디로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인 KT의 통신망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NGN프로젝트가 올해 액세스 게이트웨이 도입을 시작으로 본격화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네트워크 투자가 기대되는 것이 네트워크장비 업계가 보는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KT가 올해 170만회선 규모의 액세스 게이트웨이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경기회복 속도와 사업추진 성과에 따라 실제 도입물량은 400만회선 규모로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메트로 DWDM 등 대용량 광전송장비도 통신사업자들이 전송망 고도화사업의 일환으로 본격적인 도입에 나서는 등 올해 기대품목 중 하나다. 특히 메트로 DWDM장비의 경우 금융 및 공공기관 등 대형 회선임대 고객들의 백업망 구축 요구 증가에 부응, 통신사업자의 발주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이 신규 수익사업의 하나로 앞다퉈 나서고 있는 무선랜 및 메트로 이더넷 사업은 관련장비 시장의 성장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선랜과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는 올해부터 상용화 서비스가 제공되는 신규 사업분야로 가시적인 사업성과가 나타날 경우 통신사업자들이 기존 투자계획에 구애받지 않고 장비도입 물량을 크게 늘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차세대 초고속인터넷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VDSL도 최근 데이콤이 4만회선 규모의 장비도입을 위한 입찰에 들어간 데 이어 KT도 조만간 6만회선에서 20만회선 규모의 장비발주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장을 형성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네트워크 업계는 이처럼 통신사업자들이 차세대 네트워크 분야에 대한 투자에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냄에 따라 올해 네트워크 분야에 대한 통신사업자들의 투자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늘어나 시장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트워크장비 업계가 보는 올해 통신사업자들의 차세대 네트워크 분야에 대한 투자규모는 5000억∼8000억원이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통신사업자들의 신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장비도입 물량은 더욱 늘어나 시장규모가 이보다 더욱 커져 국내 네트워크 장비산업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