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업체들 퍼블리싱사업 `열풍`

 대형 게임업체들이 막강한 자금력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게임 퍼블리싱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한빛소프트·소프트맥스·판타그램 등 PC게임에 주력해온 업체들이 연초부터 온라인게임과 콘솔·모바일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 퍼블리싱을 통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기 시작한 데 이어 엔씨소프트와 NHN 등 대형 온라인게임업체도 그동안 구축해놓은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게임 퍼블리싱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들 업체는 다른 업체의 신작 개발에 자금을 투자하거나 공동개발하는 형태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 업체가 개발한 게임의 서비스와 마케팅을 대행해주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업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좋은 게임을 개발하고도 서비스 및 마케팅 능력이 부족해 빛을 보지 못하던 업체들도 이들 퍼블리싱업체를 통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전망이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중소 개발업체들이 우수 게임 개발에만 몰두하고 이에 대한 서비스와 마케팅은 대형 퍼블리싱업체가 전담해 업체간 업무 분담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등 게임산업 구도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온라인 롤플레잉게임(RPG)인 ‘리니지’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국내외 개발업체와 협력해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한 초대형 게임 퍼블리싱업체로서 도약한다는 전략으로 국내외 개발업체와의 협력관계 구축에 나섰다. 이를 위해 엔씨소프트는 일본 소니의 ‘에버퀘스트(EverQuest)’ 아시아 지역 배급권을 획득한 데 이어 크립틱스튜디오의 ‘시티오브히어로(City of Heroes)’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마케팅을 총괄키로 계약했다. 또 조만간 2∼3종의 해외 온라인게임과 3∼4개의 국산 게임을 선정해 서비스할 계획으로 대상업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NHN(대표 이해진·김범수)도 온라인게임 사이트인 한게임(http://www.hangame.com)을 통해 구축해온 브랜드력을 배경으로 게임 퍼블리싱사업을 대폭 강화할 계획으로 최근 퍼블리싱 대상을 미니게임 중심에서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으로 확대했다.

 NHN은 이를 위해 최근 트라이글로우픽처스(대표 김건일 http://www.pristontale.com)와 제휴해 3D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인 ‘프리스톤 테일’을 오픈 베타서비스에 나선 데 이어 앞으로 게임 종류와 관계없이 게임성과 수익성을 갖춘 게임에 대해서는 제작단계에서 자금을 투자하거나 공동개발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또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는 지난해 막고야·헥스플렉스 등에 20억원을 투자하고 타프시스템·티쓰리엔터테인먼트 등과 각각 ‘대물낚시광3’와 ‘천하일품 요리왕’ 등의 신작 게임에 대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커멘조이와 조이임팩트·나코인터랙티브 등에 각각 5억∼7억원을 투자하는 등 세계적인 퍼블리셔로서의 입지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 소프트맥스·판타그램 등도 각각 자체 온라인게임 개발에 나서는 동시에 각각 넥슨·컴투스 및 미국 3D렐름, 일본 겐키소프트, 스페인 트릴로바이트 등과 제휴해 이들 회사가 개발 중인 게임을 출시하거나 서비스할 계획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