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병원, 사이클로트론 이용 비파괴 검사기 국내 첫 개발

 의료용 사이클로트론(Cyclotron) 입자가속기를 이용한 중성자 라디오그래피 장치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원자력병원 싸이클로트론응용연구실 채종서 박사팀은 한국원자력연구소 하나로이용기술개발팀(과제책임자 이창희) 및 한양대 방사선안전신기술연구센터(책임자 김종경 교수)와 함께 의료용 입자가속기인 사이클로트론을 이용해 비파괴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중성자 라디오그래피 장치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중성자 라디오그래피란 중성자를 이용한 방사선 투과법으로 검사품을 투과한 중성자선과 전환막 등의 반응으로 방출되는 2차 방사선을 사진필름 또는 고체검출막에 노출시켜 영상화하는 기법을 말한다. 그동안 초음파와 엑스선을 이용한 비파괴 검사기술이 상당히 발달했으나 선명한 영상과 검사품의 물질을 분석할 수 있는 정보를 얻는 데는 한계가 많아 중성자선을 이용한 비파괴 검사기술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라디오그래피 장비는 의료용 입자가속기인 사이클로트론을 이용함에 따라 비파괴 검사가 필요한 공장 등에 용이하게 설치해 검사할 수 있고 고속중성자를 이용함으로써 대형 구조물의 안전성 검사에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중성자 라디오그래피는 연구용 원자로에서 열중성자를 이용, 비파괴 영상법을 실시했으나 대상물을 원자로까지 이송시켜야 하고 대형 검사물 및 폭약 같은 위험한 물질의 비파괴 검사 시에는 세심한 주의를 기해야 하는 위험과 불편함이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중성자 라디오그래피 장치는 화공품 및 폭약이나 고고미술품 등 같은 분해 시 폭발의 위험이나 내용물 파손이 예상되는 대상물의 내부 영상을 선명하게 얻을 수 있다. 특히 중성자선은 수소·탄소·질소·산소 등 화합물에 따라 투과도의 차이를 보여 화합물 분석에 매우 적절하게 이용되고 있다.

 또 중성자는 엑스선이나 감마선에 비해 투과력이 매우 높아 엑스선이나 감마선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중장비 검사물 및 항공기 등 대형 장비의 비파괴 검사가 가능하고, 마약 및 화약 등 검색 대상물질의 라디오그래피도 가능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채종서 박사는 “원자로를 이용한 중성자 라디오그래피는 중성자선이 충분해 고해상도의 영상을 얻을 수 있으나 이동이 불가능해 이용이 부진했다”며 “사이클로트론을 이용한 비파괴 검사법이 개발됨으로써 응용분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팀은 앞으로 공항이나 항만 등의 검색대에서 마약이나 폭약 검색에 활용할 수 있는 실시간 중성자 영상장치도 개발할 예정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