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3개의 기조강연과 10개의 세션으로 이뤄진 ‘모바일 비즈 콘퍼런스 2002’에 국내외 관심이 쏠렸다. 회의장 밖에 설치된 한 모바일 서비스 데모시스템에 콘퍼런스 참석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PC용 소프트웨어업체에서 멀티플랫폼 인프라 서비스업체로 변신했을까. 인텔은 어째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놔두고신 모바일 네트워킹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주력하는 것일까. 노키아가 이동전화단말기 생산에 머무르지 않고 모바일 비즈니스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가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m비즈니스:이동성을 향한 경주’라는 책에서 저자 라비 칼라코타는 “앞으로 십년 안에 모바일 컴퓨팅 기기와 무선네트워크, 광대역 인터넷이 우리 생활 속에 보편화되고 모바일은 전통적인 경제에 일대 변혁을 몰고 올 것이기 때문에”라는 명쾌한 해답을 내리고 있다.
이미 수많은 경제분석서와 연구논문이 m비즈니스를 소개해 왔다. 지난 1∼2년 간 각종 정보통신 전시회는 모바일과 무선이 몰고 올 변화된 미래산업을 화두로 삼아왔다. 그러나 m비즈니스가 정작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지 또 어떻게 우리 경제의 틀을 바꿀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내외 5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모바일 비즈 콘퍼런스 2002’에서는 세계 모바일 비즈니스 동향과 향후 산업 전망을 심도 있게 짚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날 오전 첫번째 기조강연에 나선 오덕환 IDC코리아 사장은 ‘한국 일본 아시아의 m비즈니스 시장전망’이라는 기조강연에서 “오는 2004년에는 m커머스 시장규모가 모바일데이터 분야를 상회하고 2005년부터는 시장이 일반 개인사용자에서 기업시장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또 “한국이 모바일 비즈니스에서 비교 우위를 가지기 위해서는 원천 기술이나 기초 연구 등 취약한 분야보다는 응용 즉 애플리케이션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모바일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주제로 강연에서 나선 SK텔레콤 비즈사업본부 임규관 본부장은 “한국은 세계 최초로 CDMA를 상용화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비즈니스에서 매우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며 “이 기회를 십분 활용해 한국이 향후 통신 패러다임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CDMA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세계 40여개국 통신사업자들이 매주 SK텔레콤을 방문해 벤치마킹을 해갈 정도로 한국은 이미 이동통신 최강국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전제하고 “CDMA 성공신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삼성·LG 등 단말기업체와 애플리케이션 개발 전문기업들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m비즈니스의 현황을 발전방향을 진단해보는 ‘비즈(Biz)트랙’ 5과목과 최신 관련기술 동향을 알아보는 ‘테크트랙’ 5과목 등 모두 10개의 세션이 열려 참가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가운데 ‘비즈트랙’에서 주제발표자들은 모바일 업체들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보다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m비즈니스 시장이 활성화될 2003년에 대비하여 올해부터 각 분야에서의 시장 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테크트랙’에서는 자바와 버추얼머신, 퀄컴의 ‘브루’ 초고속 무선랜과 유무선 통합 등을 비롯 보안 분야에서 최근의 기술흐름 과 전망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이 제시됐다.
한편 이번 ‘모바일 비즈 콘퍼런스 2002’에 참여한 업계·학계 관계자들은 한국의 이동통신산업이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제반 산업과 수출에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서 뛰고 있는 모바일 전문업체의 역량이 결집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기조강연>
◆한국 일본 아시아의 m비즈니스 시장 전망
-오덕환 IDC 코리아 사장
업무현장에서의 신속한 이동성 보장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음성통신은 휴대폰의 사용과 함께 수십년간 진화해 왔으나 무선데이터의 사용은 최근에서야 가시화되고 있다.
무선랜의 등장은 무선데이터를 위한 기본 인프라와 함께 무선애플리케이션의 수요를 증대시켜 무선데이터시장을 촉진시키고 있다. 현재 진화하고 있는 무선 통신 표준간 호환 문제와 함께 네트워크 벤더들이 시장에 속속 내놓고 있는 새로운 무선 데이터 서비스들이 이 시장의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현재 아태지역의 전체 인구 대비 무선 통신 사용자 및 인터넷 사용자 비율은 유럽이나 북미 지역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는 시장성장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많은 기회를 보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즉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이동통신시장과 함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기타 동남아시장을 고려하면 향후 아태지역 무선애플리케이션의 성장 가능성은 현재의 낮은 비율에도 불구하고 그 잠재성은 매우 크다.
무선 통신 발전 추세를 살펴보면 미국은 성장세가 가장 늦은 것으로 평가된다. 서로 다른 표준의 혼재, 전 국토를 커버할 수 있는 서비스 부재, 고가의 서비스 요금 및 단말기 가격이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요소로 지적된다. 이와는 달리 서유럽은 인터넷 사용자의 비율이 30%에서 60%로, 모바일 사용자는 전체 인구 대비 50%에서 8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한국모바일산업의 국제경쟁력
-임규관 SK텔레콤 Biz 사업본부장
통신인프라 측면에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총 가구의 50%에 육박하는 가운데 이동통신가입자는 2900만명, 이 가운데서 무선인터넷 가입자가 무려 2300만명에 달한다. 총가입자의 80%가 무선인터넷을 향유할 수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처음으로 CDMA의 상용서비스를 일궈낸 데는 정부와 민간 통신사업자가 통신인프라 확충에 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기술 수준에서도 남다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10월 cdma2000 1x 서비스 상용화의 물꼬를 텄고, 지난 1월에는 2.4Mbps급 데이터 전송속도를 구현하는 cdma2000 1x EV-DO 서비스를 출범시켰다. CDMA방식 이동통신 기술분야에서는 미래를 선도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무선랜의 등장으로 장소와 환경의 제약을 넘어 m비즈니스 서비스 인프라를 확대해가고 있다. 사업적 측면에는 이미 다수의 국내 업체들이 소기의 성과를 이룩해가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 전문업체들의 단말기 해외 수출은 비약적으로 성장, 이제는 가장 큰 효자품목이 되고 있다. 작년 한해에는 단말기 1개 품목으로만 100억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만이 아니다.
현재 국내에는 1000여개에 달하는 콘텐츠 제공업체가 등장,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고 있다. 특히 무선전자상거래(m커머스) 분야에서는 이동전화로 신용카드·은행결제·증권거래 등 다양한 금융상품과 상거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정리=서한기자 hseo@etnews.co.kr>
◆일본 모바일 인터넷 기술동향
-노승준 아틀라스리서치그룹 사장
모바일 인터넷 비즈니스의 성장과정을 보면 인간의 제도를 결정하는 요인이 합리적 계획보다는 우연과 사고의 소산이라는 확신을 갖게 만든다. 모바일 인터넷의 기폭제는 일본 도코모가 99년 개시한 i모드라는 신규사업이었다. 이 일개 통신사업자의 일개 서비스는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모바일 인터넷에 대한 관심을 전세계적으로 불러 일으켰다.
i모드로 막이 오른 모바일 인터넷 비즈니스는 지금까지의 통신산업의 발달과정과 매우 다른 시장의 규칙들을 제시해오고 있다. 기술보다는 시장수요가 판도를 결정하며 경쟁력의 원천이 통신의 품질에서 단말기의 질, 콘텐츠의 질 그리고 이제는 애플리케이션의 질 등으로 차례차례 진화해가고 있다.
2G, 2.5G, 3G가 병렬적으로 전개되는 일본의 무선인터넷시장은 유선인터넷과 겸용되는 중요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무선인터넷이 ‘사업과 경영의 필수도구’로 등장할 것이란 점을 시사하고 있으며, 고객의 중심이 개인에서 법인으로 점차 전환함을 의미한다.
i모드의 성공은 흔히 콘텐츠 제공 전략의 성공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앞으로 콘텐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애플리케이션, 특히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이다. 결론적으로 일본 모바일 인터넷의 기술발전 동향은 △모바일이 오락의 도구에서 경영의 도구로 넘어간다는 점과 △콘텐츠보다는 애플리케이션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정리=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