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도체·컴퓨터 등 정보기술(IT)부문의 수출 급감과 내수경기 침체로 인해 자본재 수입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최근의 자본재 수입동향과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자본재 수입 감소율은 전체 수입 감소율(12.1%)보다 7.6%포인트 높은 19.7%를 나타냈다.
품목별로는 정보통신기기가 25.4%로 감소율이 가장 높았고 반도체(22%), 기계류(18.2%), 정밀기기(14.5%), 수송장비(5.9%) 순으로 나타났다.
자본재가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00년 40.8%에서 지난해 37.2%, 지난 1월 35.7%로 계속 하락해 지난 90년(37.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월 자본재 수입 감소율은 16.4%로 수입 전체 감소율 8.9%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자본재는 성장 및 생산에 쓰이는 재화인 만큼 정보통신기기·반도체부문의 지속적인 자본재 수입 감소는 IT산업의 잠재성장률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국내 설비투자가 부진해 내수용 자본재 수입이 큰 폭(20.2%)으로 감소한 데다 반도체·컴퓨터 등 정보통신부문의 수출이 줄어 수출용 자본재 수입이 감소했고 자본재 전체 단가도 떨어져 자본재 수입이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설비투자율이 11.9%로 일본(9.8%)이나 미국(9.3%)에 비해 높고 자본재 수입 규모(525억달러)도 지난 98년(350억달러), 99년(485억달러)보다 많다는 점에서 자본재 수입 감소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