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의 온라인우표제 실시를 앞두고 포털업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네티즌 및 인터넷기업들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우표제 실시를 강행 추진하자 포털업계가 다음의 성공여부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요 포털업계는 물론 메일서비스업계는 대외적으로 온라인우표제가 시기상조이자 무리라고 밝히고 있지만 내심으론 온라인우표제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포털업계의 반응은 단순하다.
다음의 메일유료화가 성공을 거둘 경우 포털업계로서는 이를 앞다퉈 받아들일 태세다.
익명을 요구한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우표제는 국내 여건상 아직 시기상조”라며 “하지만 다음의 유료화가 정착되고 일부 기업들이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경우 이를 즉각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 일부업계는 유료화 단행을 위한 IP실명제 도입, 기업 ASP 사업추진 등 기반을 다지고 있다.
메일유료화에 대한 일반의 정서가 아직 낯선데다 네티즌은 물론 인터넷마케팅 업체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기 때문에 표면적으로 이를 지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다음달부터 IP실명제를 실시키로 보도자료를 발표한 M사가 메일에 대한 과금계획이 없음을 이례적으로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포털업계는 오히려 느긋하다.
민감하고 난해한 문제에 대해 다음이 앞서서 리트머스시험지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시기상조’ ‘수익에 눈먼 업계의 횡포’ ‘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라는 여론의 십자포화를 받지 않고서도 온라인우표제 성공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포털업계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만약 온라인우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다음과 온라인우표제 실시를 준비해온 업체들이 일거에 시장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포털업계는 이번 다음의 온라인우표제 실시 성공유무와 관계없이 메일유료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판단하고 있다. 스팸메일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다 인터넷마케팅 및 일반기업을 중심으로 돈을 내고서라도 메일마케팅을 원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의 온라인우표제 시범서비스 기간 동안 수천 개 기업이 실명등록을 마친 것’은 이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포털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포털업계의 온라인우표제를 향한 움직임은 다음의 온라인우표제 성공여부가 판가름날 오는 5월에 뚜렷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