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0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셈(ASEM) 회의 시작 30분 전.
26개국 정상이 정확히 1분 간격으로 회의장 정문에 도착한다. 이 시간 각국 정상들의 경호를 총책임지는 경호안전통제단 중앙통제실에는 정상들이 회의장까지 오는 동안 지나는 도로의 주요 지점에 설치된 폐쇄회로로 찍은 상황이 모니터를 통해 한눈에 펼쳐지고 있다.
역사적인 아셈회의가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경호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초정밀 위성위치측정시스템(GPS). 바로 최첨단 공간정보기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GPS를 비롯, 지리정보시스템(GIS), 위치기반서비스(LBS) 등 공간정보기술은 이제 경호뿐 아니라 환경, 교통, 지하시설물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특히 공간정보기술의 대표분야인 GIS는 국토 공간상에 분포하는 토지·자원·환경 및 각종 지상·지하 시설물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전산화하는 종합정보시스템으로 각종 국가 인프라 정보화에 활용되고 있다.
GIS 연구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곳은 국토연구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 꼽힌다. 국토연구원의 GIS연구센터와 ETRI 공간정보기술센터는 국내에서 GIS 연구계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며 해마다 걸출한 인력을 배출해내고 있다.
현재 한국GIS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국토연구원의 김영표 선임연구위원은 초기 GIS분야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국가GIS사업 부문에서 그는 제1차 국가GIS사업에 대한 구상과 제2차 국가GIS기본계획의 수립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고 50여건의 지원연구 과제를 선도해 왔다. 영상지도 등 새로운 지도를 개발하는 데 앞장섰고 지리정보에 대한 과학적인 검수감리방법을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국토연구원 공채 1기생으로 초대 GIS연구센터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센터장 재직 시절인 IMF체제 당시 그는 600억원 규모의 GIS정보화 근로사업을 발굴하여 청년실업자 1만여명을 고용하고 GIS업계를 기사회생시켰던 일은 가장 큰 업적 중 하나.
지난 86년 국토연구원의 전산실장을 맡으면서 토지정보와 전산분야를 연결할 연구수단으로 GIS분야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국토연구원 전산실은 그의 주도 아래 토지공개념 도입연구 지원 및 국가 GIS사업 총괄간사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그 기능이 크게 확충됐다.
국토연구원 GIS연구센터 염형민 센터장은 한양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도시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20여년간 국토연구원 도시계획실에 재직한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염 센터장의 도시계획에서의 GIS활용연구는 지난 85년에 대도시권 관리를 위한 정책연구의 일환으로 실시된 도시정보관리체계 개발에 참여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그의 주요 연구영역은 도시계획 수립 및 도시관리를 위한 GIS 등의 정보화 활용분야다. 염센터장은 수십년간 도시계획분야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지난 98년 정보화근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지하시설물도 전산화사업’을 수행하면서 GIS 연구계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기 시작했다. 그 후 염 센터장은 지하시설물 전산화사업 구축전략 연구, 도시계획과 GIS의 접목을 통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도시계획수립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도시계획정보체계 시범사업’을 비롯, ‘지하시설물과 도로관리시스템의 통합을 위한 시범사업’ 등을 수행해 왔다.
GIS연구센터의 토지정보팀 최병남 팀장은 GIS 도입초기단계라고 할 수 있는 지난 88년부터 지금까지 국토연구원에서 GIS관련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축적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지하시설물관리체계 구축 시범사업(96)을 수행하면서 국가기관 GIS활용체계 개발의 기본 틀과 방향을 제시했고 ‘국가지리정보체계의구축및활용에관한법률’ 제정을 제안, 국가GIS 구축사업의 제도적 기반을 확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제2차 국가GIS기본계획(계획기간 2001∼2005) 수립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향후 국가GIS 구축 및 활용의 기본 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는 21세기 지식시대에 행정, 산업, 경제, 문화, 사회 등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정보인프라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토지관리정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홍상기 GIS정책팀장은 지난 98년 ‘국가공간정보기반 구축방안 연구’를 필두로 ‘GIS정보유통을 위한 한국형 모델개발 연구(99년)’ ‘지리정보유통을 위한 시범망 구축 및 유통관리기구 설립 운영방안 연구(2001년)’ 등을 수행했다. 그는 또 한국형 GIS유통망 개발을 위해 국가지리정보 유통시스템를 비롯, 지역별·부처별 거점의 유통관리 공급을 위한 지리정보통합관리소와 전국적인 지리정보유통망 등의 구축을 주도했다. 그는 이 공로로 2001년 건설교통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지난 86년 GIS연구센터에 합류한 정문섭 연구개발팀장은 현재까지 국토공간정보화 연구와 국가GIS 정책 및 연구사업개발에 전념해 오고 있다. 정 팀장은 특히 ‘국가GIS 기본계획 수립(95)’, NGIS법제정(97), ‘국가GIS지원연구사업(95∼01)’ 등 국가GIS사업에 필요한 핵심업무를 맡아 공공부문 GIS 정보화사업 추진에 기여해 왔다. 현재는 지하시설물 정보화사업, 폐탄광GIS기본계획수립, 실험과 연구사업 경험을 기초로 하는 지하GIS 구축과 연계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사공호상 공간영상정보팀장은 광역계획, 도시계획 등 각급 공간계획 수립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하여 GIS와 원격탐사 응용기법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사공팀장은 위성영상을 이용한 GIS 연구에 앞장서 ‘공간영상정보시스템 구축시범사업(99)’에서 무려 10권의 연구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우리나라 위성영상 활용기반을 다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위성영상을 이용한 한반도 국토자원 분석방법 연구(2001)’를 수행하여 위성영상의 유용성을 입증해내기도 했다. 이밖에 ‘아리랑 2호 위성영상의 활용분야 조사연구(2001)’ 등을 수행하여 고해상도 위성영상 활용분야를 체계적으로 정립했으며 현재 ‘원격탐사와 GIS의 연계활용 방안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TRI 공간정보기술센터의 양영규 소장은 위성영상처리, GIS, 컴퓨터 그래픽스, 비디오 영상처리 등 공간 정보 및 멀티미디어 정보처리 분야의 대가로 손 꼽힌다. 양 소장은 지난 92년부터 ETRI 영상처리연구부장, 공간영상정보기술센터장을 역임하면서 공간기술 개발, 확산에 기여해 왔다.
국제표준 기반 GIS 소프트웨어, 3차원 GIS소프트웨어, 고정밀 위성영상처리 기술, 위치기반서비스(LBS) 시스템 등 첨단 핵심 기술개발을 주도했고 한국기업의 해외진출을 겨냥하여 한·중 공간기술센터 설립을 추진했다. 지난해 3월과 11월에는 각각 대한원격탐사학회의 회장과 개방형지리정보시스템학회 회장에 취임, 공간정보 기술개발 및 학술진흥에 앞장서고 있다. 제2차 NGIS사업 과정에서도 건교부 국가지리정보체계추진위원회 위원, 국가GIS민간자문위원회 위원 및 과기부 국가우주개발전문위원회 위성활용소위원회 위원 등으로 참여, 공간정보 분야 국가정책 결정 및 기술개발 방향 정립에 기여하고 있다.
미국 코넬대에서 원격탐사를 전공한 이종훈 팀장은 공간정보기술 분야가 전문분야다. 지난 90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시스템공학센터(KIST/SERI) GIS그룹에서 연구계의 첫발을 내디뎠다. 현재는 컴포넌트 기술을 바탕으로 지리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는 또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GIS, 위성측위시스템(GNSS), 공간영상정보시스템(SIIS), 지능형교통체계(ITS) 등의 연계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김경옥 박사는 시스템공학연구소에서 원격탐사 응용연구를 시작한 이후 주로 위성영상처리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육군본부의 지형분석시스템(92년), 지상 정밀자료 분석을 위한 위성영상처리기법 연구(94∼97)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2000년에는 정보통신부의 공간영상정보구축시범사업에 참여해 공간영상정보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담당했다. 2001년부터는 정통부 과제로 고정밀 위성영상 처리기술을 개발중이다. 현재는 광학 카메라, 레이저, 레이더 등의 다양한 영상수집 장비로부터 얻어진 공간영상을 처리, 지표면, 지형, 시설물에 관련된 지형공간정보를 추출하고, 이러한 정보를 통합하여 대상물의 특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분석하고 있다.
박종현 박사는 주로 위성영상처리 소프트웨어개발 및 GIS와 연동한 활용연구를 수행했다. 현재는 영상 및 관련정보의 통합과 기록보존체계 수립을 위한 원시 위성영상정보 연구, 정부 각 기관 사업성과물의 통합구축 및 영구적 기록보존체계의 수립를 위한 위성영상정보 관리체계 효율화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김민수 4S통합기술연구팀장은 GIS, GNSS, SIIS, ITS 등 이른바 공간정보 4S 기술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여기에는 4S-밴, 4S-모바일, 공공부문 위치기반서비스(LBS) 등 4S 핵심기술과 4S-ISP, LBS 법제도 연구 등의 4S 관련 기반 조성 연구가 포함돼 있다. 김 팀장은 이와 함께 LBS 및 텔레매틱스 기술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