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교통신호등 시장이 열렸다. 연간 500억원 규모의 내수시장이 기대되는 LED 교통신호등은 초기 설치비용은 다소 비싸지만 에너지 절약과 교통환경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신호등. 이번에 KS규격이 제정됨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시험설비 등을 갖춘 인증기관 지정과 인증된 제품의 설치 등을 위한 일련의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LED 교통신호등의 장단점=LED 교통신호등은 발열에 의한 열손실이 거의 없고 특정 파장대의 단색광을 발광하므로 무색렌즈 사용에 따른 빛 손실도 매우 적다. 전구식 신호등과 비교해 동일 광도에서 80∼90% 정도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 또 수명이 기존 백열등보다 10배 이상 길고 시인성도 높다.
그러나 4식 램프 기준으로 설치비가 백열신호등보다 3∼4배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업계는 초기 설치비는 2∼3년 정도만 운영하면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자부는 전국 28만개소에 설치된 신호등이 LED 교통신호등으로 교체되면 연간 208GWh(전기요금 114억원)의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업계 동향=LED 생산업계는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LED 교통신호등 시장이 본격 개막될 것으로 보고 착실하게 준비해왔다. 이미 20여개 업체가 LED신호등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어 과열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한국전기교통·트래픽ITS·코리아시그널·솔라사인 등 LED신호등 업계는 이르면 4월부터 제품개발과 함께 LED신호등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초기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전국 신호등 등수가 80만개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LED 교통신호등 내수시장 규모가 연간 5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향후 계획=정부가 이번 제정고시한 규격은 기존 신호등에서 램프만을 교환하는 제품에 대한 규격이다. 따라서 조만간 LED 교통신호등 전용 규격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기술표준원은 지난해 ‘LED 교통신호등의 성능평가 방법 개발 및 표준화 연구’를 수행한 후 국내 전문가로 구성된 조명표준기술연구회의 기술검토와 산업표준심의회를 거쳐 국내외 도로조건 및 교통환경에 적합하게 제정해 18일 고시했다. 정부는 4월중 국내 생산회사에 대한 KS인증을 부여하기 위해 LED 교통신호등 제조공장이 갖춰야 할 제조설비·검사설비·검사방법·품질관리방법·품질보증에 필요한 기술적 생산요건 등을 규정하는 제품심사기준을 관련업계 및 교통관련 단체 등의 의견수렴을 통해 제정할 방침이다. 특히 보다 저렴하고 성능이 좋은 제품의 설치를 위해 업계 기술개발 속도에 맞춰 규격 등을 추가 제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ED 교통신호등 설치현황=산자부의 에너지절약기술개발자금으로 차량용 및 보행용 LED 교통신호등을 서울 양재대로과 대전의 7개 교차로(총 70등)에 설치해 시범운용중이다. 시범운용 점검 결과 85% 이상의 에너지 절약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0% 이상이 기존 신호등에 비해 밝기, 색상, 시인성이 매우 우수하다고 답했다고 산자부는 밝혔다.
◇외국 현황=미국에서는 지난 96년 6월 교통공학회(ITE)에 의해 최초의 LED 교통신호등에 관한 잠정규격이 제정됐다. 유럽은 단일체 국가로 출범하게 됨에 따라 유럽규격표준화위원회(CEN)에서 유럽 각국에서 사용중인 기존 신호등에 관한 규격을 98년 1월에 단일규격으로 통합 제정했다. 일본은 경시청에서 정한 규격 제23호, 제227호 등에 의해 LED 교통신호등에 대한 규격을 제정했는데 이는 직경 300㎜의 원형 차량등과 직경 200㎜의 일등식 점멸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백열전구 신호등을 LED 신호등으로 대체한 세계에서 최초의 도시는 스웨덴의 스톡홀름으로 모든 삼색신호등과 보행자 신호등을 2000년말까지 LED로 교체했다. 유럽에서는 스웨덴 외에 영국의 런던, 오스트리아의 빈, 독일의 뮌헨, 슈투트가르트 및 뉴렘버그,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스위스의 취리히, 핀란드의 헬싱키 등의 도로에 설치, 운영중이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는 99년 4만8000개를 백열전구 신호등에서 LED 신호등으로 교체했으며 필라델피아, 뉴어크 등 여러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철도용으로 5000여개의 삼색등을 LED로 교체했고 도쿠시마, 오사카, 교토, 아이치, 고치 등으로 확대 설치하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