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경기 후행성 산업으로 최근 증시 활황세에 뒤처져 있는 소프트웨어(SW) 종목이 IT경기 회복 및 수요 증대를 발판으로 올 하반기에나 본격적인 주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코스닥에 대거 포진해 있는 보안, 전자상거래, 모바일, 확장성표기언어(XML) 분야 SW 종목들은 다른 하드웨어, 장치, 서비스분야 IT종목의 가파른 지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최악의 수익 악화가 좀처럼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전체 코스닥지수가 지난해 12월 28일 72.21에서 지난 18일 91.78로 뛰어올라 27.10%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코스닥내 39개 SW종목만 따로 묶은 SW업종지수는 154.83에서 175.46으로 13.32%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SW업종이 IT투자 회복에 따라 가장 마지막에 실질 수요가 발생한다는 산업적 특성과 함께 지난해 최악의 시장위축과 업체간 출혈경쟁이 빚은 수익성 악화가 좀처럼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부정적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증시에선 경기회복이 기정 사실화되고 IT 전부문에 대한 투자 및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 굳어지면서 SW종목도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주가회복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공공·민간을 통틀어 연간 시스템통합(SI) 수요가 집중되는 올 하반기에 SW관련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현재로선 SW업종내에서도 품목과 분야별로 회복 가능성과 성장폭 등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관심은 SW 종목 중 현재 업종 전체의 부진을 벗어나 장세를 치고 나올 분야가 어디냐에 쏠릴 수밖에 없다.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SI부문에 우선적인 가능성을 두고 있다. SI프로젝트가 대규모의 예산이 투입되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지만 경기가 좋아지면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해지고 다른 SW업종보다 경기에 연동되는 기간이 짧은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IT경기 회복이 본격화될 하반기, 특히 4분기에 SI투자가 집중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기대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자상거래, 네트워크보안, 가상사설망(VPN) 등은 개별 솔루션 성격을 띠고 있지만 SI적 사업특성이 강해 SI와 비슷한 주가회복 시점과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점이 대체적 시각이다.
이밖에 순수 패키지SW를 포함해 개별 데이터 보안, PKI 인증부문 등은 투자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과, 경기민감성도 다른 부문에 비해 덜하다는 특성에 따라 하반기 이전에라도 가파르진 않지만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SW업종의 개별성이 다른 어떤 IT분야보다 강하고 전체적으로도 사업성패의 기복이 크다는 점에서 ‘하반기 회복전망’을 무작정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 증시 전문가는 “1분기 실적에 따라 하반기 개별 전망이 또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경기 및 IT투자 회복이라는 외부적 여건과 함께 개별업체의 펀더멘털을 종합해 전망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