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중국산 부품 선풍기 국내시판 추진 선풍기 전문업체들 `떨떠름`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반제품 형태(SKD:Semi-Knock-Down)로 들여온 선풍기의 내수시장 판매를 추진, 중소 선풍기 생산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원가경쟁력 제고의 일환으로 올 여름 중국에서 선풍기 부품을 수입한 뒤 협력업체로 지정된 대광전자를 통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형태의 선풍기 판매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이같이 중국산 부품을 사용한 선풍기의 판매를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중국을 소형가전 제품의 생산기지로 활용하기 위한 시장테스트로 분석된다.

 삼성이 중국산 부품으로 생산·판매할 선풍기는 14인치 전면식과 16인치 벽걸이형 각각 1모델로 노비타·파세코 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그동안 삼성에 선풍기를 공급해 오던 협력업체 제품에 비해 20% 가량 낮은 가격에서 판매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관희 삼성전자 MD사업부 차장은 “제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설계·디자인은 모두 국내 삼성전자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일반적인 중국산 제품과는 차별성을 갖춘 제품”이라며 “판매규모 및 판매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일전기·신일산업 등 선풍기 전문생산업체들은 삼성전자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시장 재편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우려하고 있다.

 올 여름 선풍기 시장에서 에어메이트·미디어 등 중국산 제품의 대량 유입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데다 브랜드 파워와 가격경쟁력을 갖춘 삼성의 선풍기가 등장할 경우 시장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선풍기 생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PDP TV·홈네트워킹 제품 등 디지털가전에 주력해야 할 국내 최대 기업이 중소기업 제품으로 자리잡은 선풍기까지 수입·판매하는 것은 전형적인 문어발 사업의 예”라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선풍기 시장규모는 전년도 340만대에서 약 10% 늘어난 360만∼390만대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중국산 선풍기 수입량은 전년도 50만대에서 40% 가량 증가한 70만대로 추정된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