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GPRS단말기 시장, 디자인·실용성:컬러·벨소리 맞대결

 올 하반기부터 경쟁이 본격화될 유럽 GPRS 단말기 시장경쟁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독일 하노버 세빗(CeBIT) 전시회에서 노키아·모토로라·삼성전자·LG전자가 각각 다른 컨셉트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디자인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제품군을 강조했다.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GPRS 주력제품으로 각각 4096 STN LCD, 흑백 STN LCD를 채용한 단말기를 전시했다. 기능과 컬러는 단순한 반면 디자인면에서는 실용성과 예술성을 가미한 제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반면 삼성과 LG는 각각 컬러와 화음을 차별화 포인트로 강조했다.

 노키아 등 주요 메이저업체들의 단말기 주종이 흑백인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6만5000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를 채용한 컬러 GPRS 단말기(모델명 V100)를 선보였다. 대부분 STN LCD에 컬러 수도 최대 4096가지인 타사 제품에 비해 삼성은 컬러에서 단연 돋보였다.

 반면 LG전자도 256 STN LCD 창을 단 GPRS 컬러단말기(모델명 G7000)를 선보였지만 벨소리를 더욱 강조했다. LG전자는 오케스트라 수준의 40화음을 내놓아 단음과 4화음에 그친 메이저업체들의 ‘소리’를 잠재웠다. 삼성전자는 컬러를 강조하는 대신 화음에서는 16화음을 채용했다.

 유럽 시장에서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삼성과 LG는 컬러와 화음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서로 다른 전략이 이번 전시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에 따라 유럽 GPRS 시장의 주력상품이 어떤 기능과 성능으로 자리잡느냐에 따라 각사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노키아 관계자는 “유럽은 아직까지 컬러나 벨소리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분위기”라며 “한국의 단말기 업체들이 선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디자인과 실용성이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과 LG는 “한국의 경험상 GPRS라는 신규서비스는 젊은층이 가장 먼저 이용자가 될 것이고 기존 GSM에 비해 다양한 콘텐츠가 보강될 것으로 예상돼 결국 컬러나 화음이 구매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