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점·외식업소·자영업자 등 신용카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신종 e비즈니스가 꿈틀대고 있다. 이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수만∼수십만 가맹점을 거느리고 있는 신용카드조회업체와 거대 통신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통신서비스업체들이다. 신용카드조회 업체들은 신규수익원 창출 대상으로, 기간통신사업자들은 회선판매 범위를 자영업소까지 넓히기 위해 가맹점시장 개척에 각각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용카드 공동망 운영사업자 겸 VAN사업자인 한국신용카드결제(대표 차우식)는 최근 하나로통신과 제휴하여 6만여 가맹점을 대상으로 매출정보·부가서비스 등을 준비중이다. 양사는 인터넷기반의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사업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케이블망을 활용, 가맹점 PC와 연계한 정보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다음달 외장형 모뎀 단말기를 출시한 뒤 오는 5월부터는 내장형 단말기를 중점 보급키로 했다.
중소기업 대상의 대형 정보포털사업 ‘비즈메카’를 운영해온 KT도 5개 VAN사와 공동으로 가맹점 매출내역 기반의 부가 정보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VAN사의 가맹점 매출정보를 기반으로 신용데이터를 축적하고, 고객관리·매출내역관리·세금신고 등이다. KT는 우선 정통부 소기업 네트워크화 지원사업 대상인 ADSL 이상 네트워크 이용 가맹점을 상대로 이 서비스를 제공키로 하고 상반기 중 추진계획을 수립키로 했다.
한국정보통신과 계열사인 한국정보거래소(대표 함광선)는 삼성생명·기업은행과 제휴를 맺고 90여만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정보서비스와 무담보 신용대출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들 서비스는 한국정보통신에서 취합한 가맹점 매출내역 정보를 정보거래소가 가공한 뒤 금융기관에 전달하면 이를 토대로 신용대출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양사는 또 가맹점에 온라인 간편장부 형식으로 세무대행업무도 지원하는 한편 고객관리 프로그램도 제공키로 했다.
관련업계가 이처럼 가맹점 대상 e비즈니스에 눈 뜨고 있는 것은 VAN사에는 신규 수익기반을, 통신사업자에게는 회선판매 수익을 각각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금융권은 신용대출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한국신용카드결제 고재훈 부장은 “수많은 자영업소는 그동안 정보화의 불모지였다”면서 “아직은 전반적인 인식이 뒤처지지만 워낙 규모가 큰 만큼 새로운 IT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