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집적회로(IC)가 주류인 세계 시장과는 달리 메모리에 편중된 한국 반도체산업은 D램 시대 이후에도 시장 지배적 지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손욱 삼성종합기술원장은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국반도체산업전략심포지엄(ISS코리아) 2002’ 개막연설에서 “한국은 그동안 메모리 시장을 세계 1위로 이끌었던 핵심요소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사회 분위기를 연결시키면 포스트 D램 시대에도 시장지배 지위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일본·중국·러시아 등 반도체시장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나라 가운데 위치해 있고, 21세기 IT시대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반도체(머리), 디스플레이(눈), 배터리(심장) 기술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어 세계 반도체산업을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앤드루 노드 가트너그룹 선임연구원은 ‘세계 반도체 시장 전망’에서 “메모리와 비메모리는 별개 산업이 아니다”며 “한국은 메모리에 편중돼 있지만 D램 기술을 유지해야 포스트 D램 시대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드는 2003년과 2004년 사이에 반도체 호황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300㎜ 웨이퍼 설비 적기 투자가 향후 반도체 시장의 흥망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등장’을 주제로 발표한 중국 파운드리 전문업체 SMIC 리처드 창 회장은 “중국은 아직 시작단계지만 세계 반도체 회사들이 앞다퉈 투자하는 등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도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투자를 통해 더 큰 성장의 기회와 이윤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 회장은 중국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몇 가지 충고를 바란다는 질문에 “중국인은 한번 우정을 끝까지 지키려고 한다”며 “첫 진출 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오후 열린 기술부문 세션에는 △한국의 나노기술(국영 서울대 교수) △EL기술과 시장전망(정호경 삼성SDI 부사장) △단일 웨이퍼 공정을 이용한 차세대 반도체 생산 솔루션(존 머덕 어플라이드머터리얼스 시장담당이사) △한국 EUV 리소그래피의 전망(정용민 포항공대 교수) 등의 발제가 이루어졌다.
이번이 일곱번째인 ISS코리아는 반도체 산업 전문가들이 모여 산업 전략 및 시장, 기술 동향을 토론하는 심포지엄으로 21일 한국반도체산업 주제발표에 이어 22일에는 ‘SoC 기술’을 주제로 한 패널 토론을 벌인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