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민영화 일정 어떻게 돼가나.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KT지분 28.3%(8857만주)의 매각을 담당할 대상 주간사로 현대·LG·삼성증권이 최종 선정됨에 따라 앞으로 매각 일정이 어떻게 진행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T는 지난 8일 정부소유 주식 8857만주의 국내 매각을 담당할 우선협상 대상 주간사로 이번에 포함된 현대·LG증권 이외에 대신증권을 선정했으나 최종 협상과정에서 대신증권이 빠지고 삼성증권이 새로 주간사로 21일 합류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국내 매각물량 14.7%(5097만2225주)의 주간사로 참여했으나 매각목표의 6.5%만을 매각하는데 그친데다 이번 주간증권사 선정과정에서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 우선협상대상자에 끼지도 못하고 4순위에 머물렀다.
KT 관계자는 “대신은 매각방식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도 우선협상자 선정시와는 달리 특정한 매각조건을 제시하는 등 주간사로서 성실한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혀 일각에서 거론됐던 ‘최소물량 인수제’가 대신측 중도하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최소 물량 인수제’는 주간사가 일정지분을 인수해 물량을 매각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이 주식을 고스란히 떠안게 하는 것으로 자금부담은 물론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이에 따라 KT의 정부 소유지분 매각을 실제로 담당할 주관사로는 현대·LG·삼성 등 3개사가 최종 선정됐고 자문사로는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이 확정됐다.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을 매각 관련 자문역에만 머물게되고 실제업무는 이번에 선정된 3개 증권사가 담당하게 된다. 특히 이들 3개 증권사는 이번주 내로 권리·책임조항·매각조건·매각방식 등에 대해 합의하고 △매각전략 수립 △마케팅전략 수립 △시장분석 등의 역할에 대해 상호 협의하게 된다.
이들 증권사는 당초 매각전략은 대신, 마케팅은 현대, 시장분석은 LG 등이 맡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대신이 중도하차하고 삼성이 새로운 주간사로 합류하면서 재논의한 결과 3개 증권사가 역할분담에 대해 명확한 선을 긋기보다는 각자의 안을 갖고 공동협의하는 형식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방식은 벌크세일(Bulk Sale)·주식연계증권발행·국민주발행 등이 검토대상이며, 이미 주식연계증권발행에 대해서는 3사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벌크세일은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주발행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방안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아직 이들 3사의 의견이 다르고 정부와의 의견조율을 거쳐야 하는 만큼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이들 3사는 이달 말까지 이같은 작업을 완료하고 초안을 마련, 다음달 초부터는 정통부·기획예산처·재경부 등 관련부처와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정부와의 협의를 마치면 곧바로 민영화추진위원회의 추인절차를 거쳐 다음달 말 또는 5월 초부터는 마케팅 액션에 들어갈 전망이다. 5월 중순부터는 매각작업에 들어가 정부가 제시한 6월까지는 정부지분 28.3%의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