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만족 두 배’.
디지털 기술의 급진전으로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갖춘 복합 의료기기가 잇따라 출현하기 시작했다.
예전에 의료기관에서 제각각 사용했던 제품군들이 이젠 짝을 이뤄 ‘초음파영상진단기와 골밀도진단기’ ‘초음파영상진단기와 소화기내시경’ ‘X선진단기와 초음파영상진단기’ ‘적외선체열진단기와 X선영상진단기’ 등으로 통합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나의 제품으로 두 가지 이상의 목적을 수행할 수 있는 복합 의료기기가 이를 계기로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복합제품들은 용도와 기능에 반해 상대적으로 가격은 저렴해 의료기관에서의 수요가 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메디슨(대표 이승우)은 골밀도진단기와 초음파영상진단기의 기능을 합친 새로운 개념의 제품(모델명 솔리더스)를 개발, 하반기 상품화할 예정이다.
산과 전용장비인 초음파영상진단기와 부인과 전용장비인 골밀도진단기의 기능을 결합하게 되면 의사는 한 장비만 구매하고도 자궁질병예방·골절예방 등을 위한 두 가지 진단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장비 구매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초음파영상진단기와 소화기 내시경의 기능을 합친 ‘초음파탐촉자카데터’를 독일 내시경 전문업체 MGB베를린과 공동으로 개발, 오는 9월께 선보일 계획이다.
직경 2.5㎛인 이 제품은 소화기 내시경과 함께 인체 내부로 들어가 육안(내시경)으로 볼수 없는 조직 표면의 내부를 10㎒대의 초음파주파수로 진단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엔 소화기 질병을 진단하기 위해 내시경과 함께 미세한 굵기(2.8㎛)의 절단기를 인체에 삽입, 병소가 의심되는 조직을 육안으로 확인하고 절단기로 조직을 떼어낸(바이옵시) 후 조직배양으로 질병 여부를 진단했으나 초음파탐촉자카테더를 사용하면 이러한 과정을 생략하게 돼 즉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이 회사는 또 나노기술을 접목한 극소형 모터가 인체에 삽입되는 초음파탐촉자카데터의 말단부위를 360도 회전시켜 사각지대를 없애고 내구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리스템(대표 문창호)과 메디코아(대표 조영신)는 X선진단기와 적외선체열진단기의 기능을 결합한 제품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양사는 각사의 X선과 적외선 기술을 접목, 질병 진단의 정확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는 적외선 체열진단기술로 체온을 측정해 피부의 온도차에 따른 생리·화학적인 변화를 진단할수 있고 X선진단기 기술로 피부속 뼈의 이상 유무를 구조적으로 동시에 확인할수 있기 때문이다. 장비 가격은 X선진단기와 적외선체열진단기 등 2대를 동시에 구매할 때보다 훨씬 더 저렴하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독일 지멘스도 수술실에서 사용하는 X선 촬영장치인 ‘C암(Arm)’과 초음파영상진단기를 결합한 제품을 최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인체에 조영제를 투여한 후 X선 영상으로 외형적인 환자의 혈관 상태을 살펴보면서 초음파 영상으로 혈관내부의 혈류상태 등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