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R協 회원사 `똘똘`

 

 국내 12개 주요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업체들이 모인 DVR협의회가 회원사간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협력의 주요 골자는 부품 공동구매와 공동개발로, 이는 DVR의 종주국으로 평가받는 우리나라 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DVR협의회가 추진하는 공동구매 대상은 동영상 처리 반도체. 동영상 처리 반도체는 촬영한 아날로그 영상을 디지털 파일로 바꾸는 DVR의 핵심부품으로 DVR에 연결되는 카메라 수만큼 필요하다. 16채널 DVR에는 16개의 동영상 처리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원가비중이 제품 생산비용의 10%에 달한다.

 특히 DVR협의회는 단기적으로는 동영상 처리 반도체를 공동구매하는 한편, 보다 근본적인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입에 의존하는 동영상 처리 반도체를 국내 주문형 반도체업체와 협력해 공동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DVR협의회는 주문형반도체 업체인 펜타마이크로와 공동 개발을 협의중이다.

 DVR협의회는 동영상 처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운용체계의 공동구매도 추진하고 있다. DVR협의회는 지난 1월 말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운용체계를 1차 공동구매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용체계의 구입 수량에 따라 제품단가를 탄력적으로 정하고 있다. 1차 공동구매에서는 윈도 운용체계의 가격을 개당 2달러씩 낮췄다.

 DVR협의회의 이같은 공동구매는 해외시장에서 국산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DVR업체들은 세계 DVR 시장에서 미국, 일본 업체와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최근 대만과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DVR 업체들의 기술력은 이미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확보된다면 후발 국가들의 추격을 따돌리는 것은 물론 경쟁관계인 국가와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성진씨앤씨의 남영덕 부장은 “현재 거래되는 외산 동영상 처리 반도체의 가격은 대략 5∼7달러인데 공동개발을 통해 국산화할 경우 가격을 2달러 미만으로 낮출 수 있고 이는 대당 50달러 이상의 원가절감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DVR 업체들이 공동으로 동영상 처리 반도체를 만든다는 소문이 나오면서 외산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VR협의회는 또 해외시장에서 국산제품의 인지도 확대를 위해 공동마케팅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회원사 제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동카탈로그의 초안을 마련했으며 이달말 열리는 실무자회의를 거쳐 조만간 제작을 완료할 계획이다. DVR협의회는 회원사가 해외전시회에 참석할 때 공동카탈로그를 함께 배포한다는 방침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