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업체들의 연매출 1000억원대 돌파 전망 의미는 적지 않다. 우선 콘텐츠기업들이 주먹구구식 경영에서 탈피, 자본력과 마케팅력을 갖춘 선진경영을 펼쳐나갈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그동안 금융자본 및 산업자본 등에 의존하던 불안정한 자본형태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자립형 자본구조를 갖추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외부자본 유입에 따른 불안정한 시장구조를 해소하는 것으로 그동안 콘텐츠 전문기업으로 쌓아온 마케팅력에 안정적인 자본력이 결합돼 폭발적인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배경=1000억원대 거대기업 탄생은 하루가 다르게 커져가는 영상콘텐츠 수요가 견인하고 있다. 영화의 경우 지난 99년 국산영화 ‘쉬리’에 이어 ‘공동경비구역JSA’ ‘친구’ 등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또 게임의 경우에도 온라인게임 ‘리니지’가 수십만명의 유료회원을 바탕으로 월평균 15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PC게임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 등은 국내시장에서만 200만장이 팔리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처럼 문화콘텐츠에 대한 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업체들은 제대로 만든 콘텐츠를 하나만 보유해도 수백억원의 ‘거금’을 만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여기에 국산 콘텐츠의 질이 향상되면서 수출이 늘어난 것도 매출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발간한 ‘2001문화산업백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국산 콘텐츠 수출규모는 2억2000만달러로 매년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전망=1000억원대 메이저 업체가 등장하면서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은 고공비행을 위한 ‘가속엔진’을 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콘텐츠업계로 유입된 외부자본의 경우 투자이후 수익이 발생하면 콘텐츠산업으로 재투자되지 않고 상당부분 외부로 유출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 때문에 콘텐츠업체들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도 많은 수익을 외부업체와 나눠가지는가 하면 언제 빠져나갈지 모르는 외부자본 때문에 전전긍긍해왔다.
하지만 콘텐츠업계의 고유자본이 형성되면서 안정적인 자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새로운 콘텐츠 개발 및 유통에 활발한 재투자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콘텐츠산업은 매출대비 10∼40%에 달하는 고수익률을 보장하기 때문에 일단 재투자를 위한 ‘종잣돈’이 마련되면 이 돈은 여러번 투자를 반복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그동안 영화, 게임, 음반 등 전문기업으로서 쌓아온 마케팅 노하우에 안정적인 ‘콘텐츠 자본’이 결합돼 콘텐츠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그동안 중소·벤처형 경영에 머물러 있던 콘텐츠업체들이 대기업 및 해외 선진업체의 앞선 경영기법을 받아들이는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 전문기업으로 거듭나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메이저 업체들이 재투자를 강화하면서 중소업체들을 수직계열화하는 등 콘텐츠업계가 메이저 업체 위주로 급속히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