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기본사업비 늘어날까?

 최근 취임한 공공·기초·산업 등 3개 과학기술 관련 연구회 이사장들이 산하 정부 출연연구소의 기본사업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이의 실현 가능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출연연의 예산은 정부에서 출연하는 기본사업비와 연구성과관리제도(PBS) 등 공개경쟁에 의해 확보되는 경쟁예산이 중심을 이룬다. 현재 출연연의 예산 비중 구조는 기본사업비와 경쟁예산이 3대 7 정도로 기형적인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이로 인해 연구원들은 연구활동에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창의적인 연구활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본사업비와 같은 안정예산 비율이 더 높아야 하지만 확보 여부가 불투명한 경쟁예산 비율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특히 기본사업비에 포함된 인건비가 전체 인건비의 30%밖에 충당하지 못하고 경쟁예산에 포함된 인건비는 연구활동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출연연들은 이런 구조에 끊임없이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런 불만을 감안, 3개 연구회 이사장들은 기본사업비의 비중이 높은 예산구조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기초기술연구회 정명세 이사장은 “기본사업비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은 연구회 이사장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산하 연구소의 예산 현황을 파악한 후 관련 부처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출연연의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초기술연구회 산하 연구기관의 경우 기본사업비와 경쟁예산이 6대 4 정도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안정적인 기본사업비 예산 확보는 산하 연구회의 상급기관인 국무총리실과 예산 관련 기관인 기획예산처와 관련된 문제라 쉽게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결국 기본사업비의 확대는 정부 전체 지출예산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예산 조정을 담당하는 기획예산처가 기본사업비 확대에 가장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또 기본사업비를 늘린다는 의미는 경쟁에 의한 과제 선정을 축소한다는 의미여서 대표적인 과제경쟁제도인 PBS의 의미를 희석시킨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해당 산하 출연연 관계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출연연의 한 예산담당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기본사업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언급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개선된 것은 전혀 없었다”며 “연구회가 아무리 기본사업비 확대를 외치더라도 관련 부처가 호응해주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며 회의적인 의견을 밝혔다.

 출연연 관계자들은 기본사업비 비중 확대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사장들이 추진 의지를 갖고 관련 부처를 설득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