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통신업체 `만리장성 넘기` 각축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더욱 주목받고 있는 중국 통신시장을 지배하기 위한 외국 통신업체들의 패권 경쟁이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는 미국 AT&T가 외국 통신업체 중 처음으로 22일(현지 시각)부터 다국적기업이 몰려 있는 중국 푸둥에서 공식서비스 선언을 개시하고 나섰기 때문.

 외신에 따르면 AT&T는 상하이텔레콤·상하이인포메이션인베스트먼트 등과 공동으로 세운 현지 합작사인 상하이심포니텔레콤을 통해 이날부터 ‘유니시티(Unisiti)’라는 이름의 통신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앞서가는 AT&T=상하이심포니가 서비스에 들어간 분야는 IP(Internet Protocol) 관리·가상사설망(VPN)·데이터네트워크 및 원격접속서비스 등이다. 서비스 지역은 1차적으로 다국적기업이 몰려 있는 푸둥지역에서 실시하고 향후 베이징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AT&T의 이번 서비스 개시는 중국 통신업체의 지분을 갖고 있는 외국 메이저 통신업체 중 처음이라 특히 주목받고 있다. 미국 메이저 통신업체인 AT&T는 상하이심포니의 지분을 25% 정도 갖고 나머지는 상하이텔레콤과 상하이인포메이션인베스트먼트가 각각 60%,15%를 보유하고 있다. AT&T와 차이나텔레콤 등은 2000년 11월 합작사 설립 계획 발표 이래 꼭 16개월 만에 공식서비스를 개시했는데 당초 지난해 중반께 데뷔할 예정이었다.

 그레그 브루터스 AT&T 아태대변인은 “국제 데이터네트워크를 연계하려는 다국적기업이 푸둥에 몰려 있어 우리의 사업 성공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며 “앞으로 푸둥지구 외에도 역시 다국적기업이 많은 베이징과 외국에 통신시설을 갖고 있는 중국 현지기업도 공략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T&T의 이번 공세는 다른 외국계 통신사업자를 자극해 바야흐로 중국 통신시장은 다국적기업들의 ‘맛있는 파이’이 되고 있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통신시장=중국은 매년 7∼8%의 급속한 경제성장률만큼이나 눈부시게 통신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굴지의 통신사업자들이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IT 시장 규모는 1조3000억위안(약 204조원)에 달하고 있다. 이미 이동전화 가입자 수에 있어서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정상을 달리고 있으며 인터넷 인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은 지난해 11월 WTO에 가입한 대가로 통신시장을 더 개방할 것으로 보여 외국 업체들의 쟁탈전은 갈수록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올해 일부 도시에서 외국 업체의 부가사업자 지분보유 비중을 40%로 확대하고 내년에는 이를 49%로, 오는 2005년에는 지역적 제한 철폐와 함께 50%로 늘리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