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그동안 공정제어시스템의 핵심인 DCS시스템과 SCADA시스템 등의 자동제어반기술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연평균 수입물량만도 2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이 때문에 자동제어반기술은 중전기기 분야 가운데서도 단일 아이템으로 가장 심한 무역수지 불균형을 이뤄왔다.
그러나 장장 48개월간에 걸쳐 진행돼온 자동제어반 국산화 개발사업이 지난해 10월 성공적으로 종료됨으로써 앞으로 상황이 크게 반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 대표적인 기술종속형 산업으로 꼽혔던 중전기기산업이 이제는 기술자립형 산업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성과=산자부는 기술개발 사업이 완료된 지난해 12월 현재 DCS시스템과 SCADA시스템 등의 국산화 개발로 이미 400억원 이상의 매출과 60억원의 수출실적을 거둠으로써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산자부는 지난해 국내 업체들이 463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올해 630억원, 2003년 820억원, 2006년 1660억원, 그리고 2011년에는 무려 3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매년 20% 이상의 매출신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들이 거둔 매출실적은 곧 그 액수만큼 수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오는 2011년에는 자동제어반 국산화로 무려 3000억원 정도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게 되는 셈이다.
산자부는 지난해 60억원의 수출실적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올해 84억원, 2003년 130억원, 2006년 543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해 오는 2011년에는 1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실적=차세대 DCS개발을 맡은 LG산전은 개발된 시스템의 내환경성 및 기능 신뢰성에 대한 공인기관(산업기술시험원)의 시험을 획득했으며 이미 밀양 광영시스템을 비롯한 여러 응용분야에 설치해 성공적으로 운영중이거나 납품 진행중이다.
역시 차세대 DCS개발에 참여한 포스콘은 개발된 국산시스템을 포항제철 2제강 설비자동화에 설치·운영중이며 위탁기관인 고려대와 가열로 공정을 위한 고급제어기를 개발했다. 지난해 이 시스템으로 4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포스콘은 올해 52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전력감시·석유 및 가스공급망 등 대형 플랜트에 적용되는 고신뢰도의 웹기반 광역 SCADA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차세대 SCADA시스템의 개발로 지난해 5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도 7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동체용 통합감시시스템을 개발하고 기능 및 성능검증을 통해 승객 1250명이 탑승 가능한 2만톤급 여객선에 전력감시제어·엔진경보감시제어 등에 성공적으로 적용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이 회사는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전망=산자부는 자동제어반 국산화 개발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으로 그간 내수 의존형 산업구조로 기술개발 및 해외시장 진출이 미흡했던 중전기기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및 수출산업화가 촉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국산화 개발로 그간 전량 수입해왔던 유사시스템의 수입가격이 품목에 따라 최대 30% 이상 하락하고 외국업체에 의해 좌우되던 국내시장이 안정될 뿐 아니라 한발 나아가 기술 및 가격 경쟁력 확보로 중국·동남아 등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