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에 따른 인쇄회로기판(PCB) 수주물량이 점차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PCB 생산업체들이 수주물량 소화를 위한 시설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격감 현상으로 생산라인에 대한 설비투자 계획을 전면 보류해 온 PCB업체들이 최근 경기가 되살아나고 거시경제지표도 안정적으로 나타나자 노후 장비를 교체하는 등 설비투자 방침을 구체화하고 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올해 초고다층인쇄회로기판(MLB)의 생산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PCB 내층과 관련된 생산라인에 약 300억원의 자금을 투입, 관련 설비를 구축키로 했다.
삼성전기(대표 강문호)도 강문호 신임사장의 부임으로 정확한 투자규모와 범위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200억∼300억원의 자금을 확보, 노광기 등 장비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MLB 생산물량을 크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대덕전자(대표 김성기)는 200억∼300억원을 투입, 도금장비를 신장비로 교체키로 하는 등 이동통신단말기용 PCB 생산라인의 현대화를 추진키로 했다. 또 BGA(Ball Graid Array) 생산라인을 늘리기 위해 레이저 드릴에 대한 투자도 전개키로 했다.
대덕GDS(대표 유영훈)는 디지털 가전용 PCB 생산물량을 늘리기 위해 안산 제2공장의 생산라인을 2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페타시스(대표 김종택)는 통신기기용 PCB 수요 증가에 대비, 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도금장비 등 PCB장비를 도입키로 했으며 코리아써키트(대표 송동효)도 약 100억원을 투입, PCB장비를 신장비로 교체키로 했다.
이밖에 심텍(대표 전세호)은 로더·언로더와 도금장비 등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디스미어 라인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약 40억원의 자금을 책정해 놓았다. 큐엔텍(대표 박창국)도 올해 100억∼200억원을 투자해 노광기·자동검사기 등 장비를 구입하고 남동공단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빌드업기판 양산체제를 갖추기 위해 레이저 드릴장비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설비투자 계획은 생산성 향상 등 공정보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투자로 해석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 경기 상황을 아직 예측할 수 없어 본격적인 투자 계획은 세우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단 노후 장비를 교체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