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이용한 노인성 치매의 예방 및 진단과 치료가 이르면 1∼2년 안에 상용화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의료가상현실연구팀(팀장 최진성)은 지난 99년부터 기획예산처의 정책과제로 ‘VR를 이용한 치매 치료·예방용 의료시스템’ 개발에 나서 최근 1차 목표인 3D 형태의 시뮬레이터 제작을 완료하고 임상실험에 들어갔다고 25일 밝혔다.
의료가상현실연구팀은 오는 2008년까지 10년 동안 이 사업에 총 5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VR시스템 개발에 이어 온라인상에서 치매환자의 진단과 예방, 치료가 가능하도록 하는 2차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수원의 유당마을(양로원)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중인 3D 시뮬레이터는 기존의 롤플레잉게임과 유사한 형태지만 현장감과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전면과 좌우면에 대형 화면을 설치하고 조이스틱과 화살표, 엔터키 만으로 모든 조작을 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간편하게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와 치료 효과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연세대 재활의학과와 실무협의를 거쳐 시나리오를 구성, 치료효과가 크며 실제 진행중인 임상실험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시나리오는 사용자에게 음성과 자막으로 과제를 알려주고 이를 기억해 주어진 상황에 대한 적절한 판단을 하는지 시험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며 게임 수행결과에 따라 사용자의 상태를 측정하고 예방 및 치료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VR를 이용해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은 그동안 국내에서 개발된 적이 없으며 의료 선진국인 미국 등에서도 치매환자에 대한 표준검사 방법으로만 VR를 이용하는 등 아직 초기단계에 있는 첨단 분야다.
최진성 팀장은 “이번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국내에도 1∼2년 안에 첨단 대체의료기술인 3D 가상현실용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치매 치료의 길이 열릴 것”이라며 “온라인 의료시스템의 구축작업이 병행되고 있기 때문에 재택치료 시대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ETRI는 VR 의료시스템의 초기 형태로 인터넷 사이트(http://chimae.or.kr, 보수중)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간단한 2D 형태의 보드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각 게임의 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치매 치료 전문가들에게 기초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를 이용하면 환자는 게임의 계속학습을 통해 치매가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환자의 인지력과 단기 기억력, 판단력을 측정하거나 강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사진; 가상현실을 이용한 노인성 치매의 예방·진단과 치료방법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의료가상현실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VR 시뮬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