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프로그래밍 전공 대학생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미국 국가대표 선발전을 놓고 뒷얘기가 무성하다. 프로그래밍과 알고리듬 문제 풀기 등 합숙훈련을 거친 3명으로 구성된 스탠퍼드대학 대표팀의 합숙과정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 이들이 출전한 대회는 컴퓨터 프로그램 전공 학생들의 권위있는 국제 프로그래밍 경연대회인 ‘2002 컴퓨팅기기협회 (ACM) 월드파이널’. 이 대회는 첨단기술산업의 핵심 연구분야 중 하나인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키는 데 크게 기여해온 정평난 경진대회다. 이 대회 후원사인 IBM이 이에 ‘괴짜들의 올림픽’이라는 약간 거슬리는 별명을 부쳤지만 대회 조직위 관계자들과 출전 학생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에는 ‘괴짜’라는 선입관 그 이상의 것이 있었다고 강조한다.
이 대회 후원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IBM의 개비 실버만은 “팀워크와 의사소통이 작업 환경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IBM도 기술만이 아닌 사교성을 포함해 기본 심성이 올바른 사람을 채용하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27개국 64개 팀이 한 학기 분량의 프로그래밍 문제를 놓고 최고의 점수를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스탠퍼드대학 대표팀의 3학년생 맥앨리스터 군(21)은 “이 대회는 전세계 프로그래머들의 프로그램 짜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꼽았다. 이 대회는 지난 76년부터 시작됐으며 특히 올해에는 여성 프로그래머들이 대회 사상 최다인 14명이나 출전해 경쟁을 벌였다.
스탠퍼드대학팀의 2학년생인 청 도 군도 이 대회 출전 경험이 취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 대회가 일상적인 직장 생활에서 필요한 팀워크 등의 능력을 배양시킨다”며 “이 점이 입사시 가산점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경쟁심도 채용 요건 중 하나다. 이 문제에 관한 것이라면 스탠퍼드대학과 UC 버클리간 앙숙관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양 대학은 미국 북서부 해안지역대회에서 늘 상위 5위내에 들었었다. UC버클리대학팀의 폴 힐핑거 코치는 “UC 버클리 팀원들간에는 ‘스탠퍼드만은 이기자’라는 분위기가 팽배했었다”며 “그렇다고 다른 나라 팀에 대한 경쟁심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월드 파이널 최고 득점팀에는 세계 챔피언의 영광과 함께 1만달러의 장학금이 주어졌으며 상위 3개팀에도 금메달이 수여됐다.<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