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닉스가 스타맥스와의 합병을 취소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합병 기대감으로 주식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 및 기존 주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합병 취소로 가오닉스가 비전으로 제시했던 엔터테인먼트 지주 회사로의 변신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요건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공식적으로 합병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회사의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결국 주가하락으로 인한 투자자의 손실은 피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합병 취소를 발표한 후 첫 거래일인 25일 가오닉스 주가는 하한가까지 추락한 1940원으로 마감됐다.
가오닉스는 스타맥스 합병 공시일(11일) 이전인 지난 5일부터 합병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기 시작해 상한가 두번을 포함, 9거래일 동안 주가가 상승했다.
가오닉스의 합병 취소 이유는 스타맥스의 지난해 부채비율이 122%로 코스닥등록 영화·방송·공연 업체들의 평균 부채비율인 53.34%보다 훨씬 높아 증권업협회 등록요건(부채비율이 100%가 넘을 경우 동종업체 평균의 1.5배 이하여야 함)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합병 등 M&A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해당 종목을 매수하는 투자 패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두 회사가 합병을 하면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이유로 무조건 호재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합병의 형태가 매우 다양하고 합병에 대한 기대효과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합병효과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이뤄진 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규모가 작고 사업 초기인 기업의 경우 합병후 기대효과 분석이 쉽지 않기 때문에 투자시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병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식을 매수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는 가오닉스 뿐만이 아니다.
텔슨정보통신의 경우 지난해 3월 텔슨전자와 그리고 11월에는 디엑스오텔레콤과의 합병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 또한 가오닉스와 마찬가지로 합병 발표일 전후로 주가가 급등했으나 합병 계획이 취소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디지텔과 루미텔의 합병 그리고 삼일인포마인과 아이에스에이의 합병건은 결과적으로는 성공하긴 했지만 한번의 취소과정을 거쳐 투자들에게 혼선을 불러일으켰다.
유제우 KGI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확장기에 들어서면 신규사업 진출 등을 위한 M&A가 봇물을 이룬다”며 “성공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큰 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