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초고속인터넷 장비로 주목받고 있는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장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위주의 국내 초고속인터넷망을 한단계 발전된 VDSL로 고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회선당 250달러 수준을 유지, ADSL에 비해 2∼3배 비쌌던 VDSL장비 가격이 최근 150달러로 떨어진데다 통신사업자들의 장비구매가 본격화되는 올 하반기에는 VDSL장비 가격이 회선당 100∼120달러 수준으로까지 급락, ADSL과의 가격차가 50% 이내로 좁혀져 VDSL에 대한 투자여건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1위의 초고속인터넷 사용국가란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ADSL과 케이블모뎀 중심으로 이루어진 초고속인터넷 투자를 VDSL쪽으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사이버 아파트 건축 붐이 확산되면서 거주밀집지역에 적합한 VDSL망 구축에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고 있는데다 중국·일본을 비롯한 동남아지역 국가에서도 ADSL과 함께 VDSL 서비스 도입에 나서는 통신사업자들이 점차 늘고 있어 VDSL 수요 확대에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VDSL장비 생산업체인 다인텔레콤 이경복 사장은 “원자재값 하락과 장비생산업체의 증가 등으로 VDSL 가격이 하락해 ADSL과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 VDSL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면 국내 초고속인터넷 산업의 고도화 및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뿐 아니라 VDSL이 수출 유망상품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넷링스 이기봉 사장도 “VDSL은 국제표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는데도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제품을 개발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통신사업자의 투자확대와 정부의 지원이 뒤따른다면 장비업체들의 노력이 좀더 빨리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발 앞선 투자로 세계 1위의 ADSL 사용국가이자 장비 및 기술 수출국으로 부상한 우리나라가 VDSL 분야에서도 ADSL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장비업체와 통신사업자, 정부가 함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