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3000만명 시대`>숨은 주역들-사업자

이동전화는 불과 10년전만해도 가입비가 100만원이 넘는 호화 사치품 반열에서 이제는 국민의 3분의 2가 사용하는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대중화하는 데에는 정보통신부, 서비스 사업자 및 통신장비업계의 대표 등 이름난 인물의 역할이 컸다. 그러나 이들 뒤에서 실제로 아이디어를 내고 3000만명 가입자를 가능하게 움직인 숨은 인물도 많다.

 이동전화사업자의 마케팅, 기획실, 네트워크 부문 등에서 활동한 임원이 그들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이 이같은 자리를 맡으면서 현재와 같은 틀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동통신 시장의 급팽창을 불러온 것은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들어서면서부터다. 신세기통신(SK텔레콤에 합병)과 PCS 3사가 등장해 5개사가 통화품질, 요금인하 등의 경쟁을 벌이면서 순식간에 100만명이 500만명이 되고 1000만명, 2000만명을 돌파해 3000만명에 이르렀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경쟁을 통한 대중화에 불을 당긴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단말기 보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지난 97년 PCS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LG텔레콤은 관계사인 LG전자로부터 물량을 확보, 타사에 비해 일찍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사를 자극했다.

 이에 당시 한솔PCS(KTF로 합병)는 ‘원샷018’이라는 식별번호 브랜드를 업계에서 처음으로 출시와 동시에 PCS에 보조금을 도입, 경쟁에 불을 붙였다. 신세기통신은 ‘연인끼리 무료통화’라는 깜짝 놀랄 만한 상품으로 시장을 리드하기도 했으며 SK텔레콤은 우수한 품질과 브랜드 파워로 시장 수성에 나서기도 했다.

 요금 경쟁을 통한 대중화와 함께 서비스 업그레이드 경쟁도 볼 만했다. 이동전화단말기는 단순한 통화수단을 넘어 무선인터넷 단말기로 ‘점프업’했다. 이제는 신용카드 기능까지 삼켜버린 최첨단 정보기기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이동전화가 인간의 5감뿐만 아니라 ‘뇌’까지 확장시켜주는 도구가 되기까지는 곳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임직원들이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이동전화가 3000만명 가입자를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 오늘도 제자리에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1. 김윤관 LG텔레콤 기술전략실장 상무(사진 Y방 김윤관.JPG)

 LG텔레콤 기술전략실장을 맡고 있는 김윤관 상무는 전자공학과 박사로 지난 78년 당시 금성전기에 입사한 후 96년부터 LG텔레콤에 몸담고 있다.

 김 상무는 CDMA 이동통신사업에 일찍부터 참여했고 최근 4∼5년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한국대표격으로 표준화 전략 업무에 참여하고 있으며 IS95A, IS95B, cdma2000 1x, EVDO(Evolution Data Only), EVDV(Evolution Data and Voice) 등 네트워크 단계적 진화를 위해 표준을 반영하도록 노력한 공을 인정받고 있다.

 실례로 김 상무는 IS95A, IS95B를 cdma2000 1x로 업그레이드하는 내용을 표준화 내용에 담음으로써 신설기지국을 세우는 것보다 10분의 1 이상 저렴하게 망 진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LG텔레콤은 타사업자가 1조원 이상 들여야하는 cdma2000 1x 네트워크투자를 1100억원 정도만 투자하고도 우수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김윤관 상무는 지금도 cdma2000 1x 이외에도 EVDO, EVDO 등 네트워크 진화과정에 국내 통신업계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표준화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기시스템과 비동기시스템의 핵심망이 하나의 표준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All IP 기반 환경 표준화를 위해 활동중이다. 이를 통해 국내 네트워크 투자의 효율화 및 전이(Migration)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오규석 LG텔레콤 전략개발실장 상무(사진 오규석.JPG)

 LG텔레콤 전략개발실장을 맡고 있는 오규석 상무는 마케팅 전문가로 지난 99년부터 LG텔레콤의 마케팅실을 이끌어왔다. 오 상무는 자신만의 순발력을 발휘, 급격하게 변하는 이동통신 시장환경을 내다보고 타사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 LG텔레콤의 마케팅실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 상무는 마케팅실장 재임시 자사의 주요 고객이 되는 n세대에 주목했다. 그는 이동통신이 단순히 통화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n세대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고 판단해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제공해 주는 문화브랜드인 ‘카이’를 출시했다.

 카이만의 특장점으로 인해 급격한 가입 증가세를 보이며 출시 하루만에 1만5000명의 가입자를 기록(단일 요금제로는 카이가 처음)하며 카이 가입 유치 50여일만에 누적가입자 40만명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이동통신사 최초로 캐릭터 마케팅을 활용한 10대 전용 브랜드 카이홀맨을 출시하여 획기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를 통해 문화 브랜드 ‘카이’는 20대 시장을 놓고 벌어진 이통사간 경쟁에서 019만의 고객을 확보하는데 일조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오 상무는 또 세그먼트 마케팅, 전략단말기 개발 및 다양한 단말기 출시를 통해 400만 가입자를 돌파시키는 한편 cdma2000 1x 가입자 유치를 위해 항상 앞선 마케팅으로 시장을 주도해왔다.

 이밖에도 올해초 전략개발실장으로 자리를 이동한 오규석 상무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개별원가에 기초한 접속료 산정, 단말기 보조금 법제화 등 현안 이슈에 적극 대처해 나가고 있다.

  

 3. 이주식 SK텔레콤 네트워크운용본부장 상무(사진 이주식.JPG)

 이주식 SK텔레콤 네트워크운용본부장은 전자공학 박사로 SK텔레콤 기술개발실에서 통신업계 첫발을 내딛은 이후 지금까지 자사의 네트워크 개발에 몸담고 있다.

 그는 회사 내외에서 CDMA 산파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는 입사 이후부터 SK텔레콤의 CDMA 기술을 이끌어 왔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93년 이동통신 기술개발 사업관리단에서 CDMA를 본격적으로 개발·관리하는 작업에 참여해 지난 96년 1월 세계 최초 상용화까지 2년여간 CDMA 상용화를 위해 노력했다.

 이 상무는 “지난 94년 당시 모토로라 한국담당임원이 한국의 CDMA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한국에 장비 공급을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이 상용화에 성공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일을 가능하게 한 개척자정신과 열정 그리고 기술력이 한국의 CDMA 이동전화 품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았다고 자부한다.

 그는 현재 또 다른 도전을 계획하고 있다. 그것은 SK텔레콤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한 cdma2000 1x 및 EVDO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는 또 한국 통신서비스가 세계 최고 의 품질이 될 수 있도록 전국을 뛰어다니며 통화품질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4. 이석환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 상무(사진 이석환.JPG)

 “우리나라 이동전화 사용자 중 절반이상이 SK텔레콤을 선택하신 만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이석환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물량위주의 고객 유치 마케팅은 한계에 와있다고 단언한다. 고객서비스와 상품력이 마케팅의 핵심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상무는 “고객의 요구보다 한발 앞서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이 바로 SK텔레콤이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94년 SK텔레콤의 경쟁력강화 특별대책위원회에서 고객만족(CS)을 맡으면서 통신업체중 최초로 CS개념을 도입하고 판매를 총괄하는 판매기획팀에서 강력한 브랜드파워와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내면서 SK텔레콤이 마켓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데 핵심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지난 2000년 6월 이후 SK신세기통신과의 합병 조건으로 점유율을 50% 이하로 끌어내야 하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LG텔레콤 회선재판매 등의 특이한 방법을 활용, SK텔레콤과 SK신세기통신간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평소 업계에 지인이 많아서 ‘마당발’로 통하는 그는 올해에는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부터 SK텔레콤 마케팅전략 본부장을 맡으면서 새로운 마케팅을 개발하고 치밀한 전략을 수립하는 등 시장흐름을 정확히 집어내기 위해서다.

 이 상무는 “우리나라 이동전화 보급률이 60%를 넘은 지금이 시장포화상태라고 합니다. 하지만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홍콩이나 스웨덴과 같이 보급률이 80%를 넘을 것으로 봅니다.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동기식 IMT2000도 성장의 기회가 될겁니다.”

 국내시장에서 SK텔레콤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 것처럼 SK텔레콤이 진출한 해외시장에서도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5. 홍원표 KTF 신사업총괄 전무(사진 홍원표.JPG)

 KTF의 인터넷사업, 법인대상 사업 등 미래의 수익원을 만들어가기 위해 올해 새롭게 만들어진 신사업총괄의 책임자로 있는 홍원표 전무는 한국 PCS사업의 역사를 한몸에 겪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전자공학 박사인 홍 전무는 지난 94년부터 96년까지 3년간 한국통신(현 KT) 연구개발본부 PCS 시스템개발총괄실장을 맡아 KTF 출산의 산파역할을 했다. 그는 한국통신프리텔(현 KTF) 출범시 기획총괄 이사로 재임한 이후 기술, 전략, 마케팅, 기획조정실 등을 두루 거치면서 현재의 KTF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홍 전무는 지난 97년 8월 PCS 상용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현장에 성공적으로 적용해 자사 PCS 서비스를 무사히 시작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 98년에는 한솔PCS(KTF로 합병)와 기지국 로밍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지난해 5월 성사된 KT프리텔과의 합병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99년 11월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 외국인 전략 주주사로부터 당시에는 최대 규모인 6억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함으로써 KTF를 한단계 도약시키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그가 주도적으로 도입한 퀄컴의 무선인터넷 플랫홈인 ‘브루’를 도입, 국내에 아이콘방식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정착시킨 주인공이라는 평도 받았다.

 이와함께 홍 전무는 마케팅실장 역임시절 여성전용 통신 상품인 ‘드라마’를 출시해 세그먼트 마케팅과 여성 시장 공략의 포문을 열기도 했다. 또한 KTF 무선인터넷인 매직엔이 연속 2년 ‘코리아 웹 어워드(Korea Web Award)’ 대상을 수상하게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6. 김우식 KTF 경영지원총괄 김우식 전무(사진 김우식.JPG)

 기술고시 출신으로 한국통신에서 주요 요직을 거친 김우식 KTF 경영지원총괄 전무는 지난 한국통신프리텔 창립의 일등공신 중의 하나다.

 지난 96년 한국통신 재직시절 PCS 사업실무추진위원회 사업준비반장으로 이동전화사업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은 김 전무는 한통프리텔의 사업계획서를 직접 작성하며 정보통신부 장관 표창 및 한국통신 사장표창을 받을 만큼 뛰어난 기획력을 인정받아 한통프리텔 출범과 함께 기획부문장을 맡았다.

 김 전무는 98년 6월 마케팅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98년 10월 한통프리텔이 가입자 200만 돌파 및 국내 이통업계 2위로 도약하게 함으로써 이통시장의 본격적인 경쟁체제 구축을 통한 독점사업자 견제 및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 개선에 한 획을 그었다. 이때의 업적은 98년말 한통프리텔이 능률협회 경영혁신대상, 뉴미디어경영대상 등 각종 수상에서 경영대상을 휩쓰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지난 98년말 서비스사업자 최초의 자체개발 전용 휴대폰 버디(KTF-1016)와 후속모델 네온(Neon)을 출시, 이용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저렴한 단말기를 통해 이동전화 저변확대에 큰 기여를 했다.

 김 전무는 지난 2000년 이통시장 및 광고시장 최고의 히트작이었으며 ‘공짜가 좋아’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n세대 전용브랜드 ‘Na’를 출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