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유니콤의 CDMA서비스 차질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로열티 문제로 인해 불거진 미 퀄컴과 한국간 알력은 서로에게 모두 이롭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의 목소리이기는 하지만 로열티 문제는 양자간에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겨두고 지금은 퀄컴과 차이나유니콤, 한국 등 범CDMA진영이 긴밀히 협력하는 대동단결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퀄컴은 지난해 한국업체에는 로열티를 5% 부과한 데 반해 중국업체에는 절반인 2.5%만 부과해 한국업체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동전화단말기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현재 퀄컴과 한국은 중국시장에 CDMA의 뿌리를 내리고 영역을 확대시켜 나가는 게 최대의 과제”라고 전제하고 “로열티 문제로 인해 내부분열을 일으켜 중국시장 개척이라는 중차대한 목표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국의 도움없이는 오늘의 퀄컴도 없었을텐데 퀄컴이 우리에게 이럴 수 있느냐는 식의 반감은 한국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국내에서 일고 있는 반퀄컴 정서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퀄컴이 없었다면 오늘의 CDMA한국이 있을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하고 “퀄컴의 로열티 차등적용에 문제가 있지만 지금 단계에선 우리 몫만 고집하다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LG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도 “퀄컴과 한국은 같은 배를 타야 하는 운명”이라고 말하고 “CDMA가 중국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금은 로열티 문제에만 연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과 LG 양사 관계자들은 다음달로 예정된 차이나유니콤 측의 방한을 맞아 한국은 퀄컴과의 반목을 일단 접어두고 퀄컴·중·한 3자간 긴밀한 협력체제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양 메이저사들과 달리 중견 이동전화단말기 업체 관계자들은 “로열티 문제는 향후 국내 업체들의 존폐가 걸린 문제”라며 “오히려 파이를 키우는 것보다 로열티 문제가 더욱 중차대한 문제”라며 여전히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차이나유니콤의 방한을 앞두고 범CDMA진영의 단합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