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드라이브, 이제는 용량보다 속도가 우선이다.’
7200rpm(분당 모터 회전속도)급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5400rpm급 제품을 급속히 대체하는 등 세대교체가 급진전되면서 주력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HDD를 단품으로 판매하는 유통시장에서 7200rpm제품의 시장점유율이 60%대에 육박한 데 이어 PC제조업체도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최근 잇따라 7200rpm HDD를 채택, HDD 시장변화가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당초 올 하반기 이후에나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업계의 예측을 크게 앞당긴 것으로 소비자의 HDD 선호가 용량 우선에서 속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드디스크의 모터 회전속도는 데이터를 검색하거나 저장하는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4년 전부터 출시되기 시작한 7200rpm급 제품은 5400rpm급에 비해 20% 정도 데이터 처리속도를 높일 수 있음에도 비싼 가격 때문에 일부 컴퓨터 마니아용으로만 인식돼왔다.
하지만 최근 하드디스크 가격의 하락으로 7200rpm 제품과 5400rpm 제품의 가격차가 줄어들면서 시장점유율 변화가 가속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7200rpm 제품이 유통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대략 60%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씨게이트 제품의 경우 40기가 제품 이후 5400rpm 제품이 단종돼 7200rpm 제품 점유율이 70%대에 육박하고 있으며 웨스턴디지털·맥스터사의 제품도 7200rpm 제품군이 60% 이상의 판매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통시장에서는 40기가를 넘는 용량의 HDD의 경우 7200rpm 제품군의 점유율이 80%에 육박하는 등 용량이 큰 제품일수록 속도가 우선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7200rpm 제품의 출시가 뒤처진 삼성전자의 경우 아직 비중이 30%대로 낮게 나타나고 있어 외산제품에 비해 고속 HDD 제품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 PC에서는 7200rpm 제품군의 탑재가 유통시장에 비해 더딘 상황이나 현주컴퓨터가 2월부터 7200rpm 제품군을 채택하기 시작, 10% 이상의 비중을 보이는 등 소비자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고속 하드디스크의 채택이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HDD 유통업체인 카르마코리아의 김광수 이사는 “최근 하드디스크 값이 떨어지면서 5400rpm 제품과 7200rpm 제품의 가격차가 2만원 이내로 줄어 하드디스크의 용량보다 속도를 우선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