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원생의 박사학위 논문이 심사과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세계적 과학학술지인 ‘네이처(Nature)’지에 게재돼 화제가 되고 있다.
경상대학교 대학원 응용생명과학부 김민철씨의 박사학위 논문인 ‘식물방어기전에서의 캘모듈린(Calmodulin)과 MLO의 상호작용에 대한 고찰’(지도교수 조무제)은 식물의 광범위 병저항성을 유도하는 유전자인 MLO가 어떤 경로를 거쳐 작용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기전을 밝혀 28일자 네이처지에 실렸다.
그동안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도 외부에서 병원균의 침입을 받으면 식물세포막에 존재하는 수용체에 의해 병원균 침입이 인지되고 이 수용체는 G단백질이라 불리는 특수 단백질을 매개체로 세포 신호전달 과정을 거쳐 식물의 면역체계가 작동하도록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학설이었다. 하지만 김민철씨는 생체방어 신호전달 과정은 G단백질을 이용하지 않고 캘모듈린이라 불리는 칼슘 결합 단백질에 의해 매개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조무제 지도교수는 “암의 정복을 위해서는 먼저 암의 발병 기전을 밝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식물생체방어 신호전달 과정 구명은 병저항성 작물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식물에 새로운 병저항성 신호전달 과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 유전공학 기법으로 병저항성 작물을 만드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