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에도 ‘대기만성’ 법칙이 통할까.
제작기간 4년이 소요된 온라인 게임 ‘아타나시아’가 28일 드디어 오픈 베타서비스에 들어갔다.
이 게임은 지난 99년 2월 처음 제작에 돌입할 당시 국산 최초의 3D 온라인 게임이라고 화제를 불러모았던 작품. 하지만 4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3번이나 게임엔진을 바꿀 만큼 산고를 거듭했다. 그 때마다 개발사인 아이소닉온라인은 ‘큰 그릇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제작사의 장담처럼 ‘대기만성형 게임’이 될지 오픈 베타서비스가 ‘아타나시아’의 운명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아타나시아’는 늦어도 너무 늦었다. 이미 3D 온라인 게임이 여러편 출시된 데다 ‘아타나시아’와 거의 흡사한 ‘세피로스’가 한달이나 먼저 오픈 베타서비스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쯤되자 처음의 참신성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타나시아’의 저력은 클로즈 베타서비스를 통해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3회에 걸쳐 실시된 클로즈 베타테스트에 1만여명에 달하는 일반 테스터가 몰려 성황을 이뤘던 것. 보통 클로즈 베타테스트에 많아야 2000명 정도가 테스터로 참가하는 것에 비하면 5배 이상 많은 사람이 몰린 셈이다.
이를 계기로 개발사는 중요한 건 시기가 아니라 작품성이라며 다시 자신감을 찾고 있다.
‘아타나시아’는 화려한 그래픽이 백미다. 중세 유럽풍의 팬터지 세계가 한편의 애니메이션처럼 펼쳐진다. 이 게임을 처음 접하면 화려하면서 사실감 넘치는 그래픽에 ‘멋지다’라는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다.
배경과 캐릭터가 모두 3D 그래픽으로 제작됐으며 360도 시점전환이나 줌인·줌아웃 기능이 자유자유자재다. 무엇보다 하늘부터 땅까지 시점전환 폭이 다른 게임에 비해 월등히 크고 줌인시 그래픽이 전혀 깨지지 않는 게 최대 강점이다.
8등신의 실제 인간과 비슷한 캐릭터를 사용한 것도 그래픽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큼직한 캐릭터는 아이템을 장착할 때마다 확연하게 달라져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캐릭터가 크다 보니 전투장면도 크고 다이내믹하게 다가온다. 여기에 기계문명이 발달한 도시, 전형적인 농촌 마을 등 섹션화된 배경 역시 섬세한 그래픽으로 잘 구현됐다는 평이다.
그러나 화려한 그래픽을 구현하는 만큼 고사양의 그래픽카드를 요구할 뿐 아니라 화면이 뚝뚝 끊기는 랙현상이 심한 게 다소 흠이다.
아이소닉온라인 김수철 이사는 “이같은 맹점을 해결하기 위해 그래픽 사양을 게이머가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을 뿐 아니라 게이머가 궁금증이 생기면 게임 운영자와 게임상에서 바로 상담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구현할 예정”이라며 “게임 서비스가 늦어진 만큼 게임의 완성도나 고객 서비스에서 기존 게임을 압도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