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용 영상기자재 입찰시 국산 및 외산에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던 서울시교육청이 210억원 규모의 올 프로젝터 입찰에서는 국내 제조메이커로 참가자격을 제한키로 해 외산업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자문단회의를 갖고 ‘2002년 프로젝터 입찰참가 자격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업체와 반제품조립(SKD)방식으로 프로젝터를 판매하는 기업 및 대외무역법이 규정하는 국산 제조사로 한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교육용 프로젝터 조달 입찰방안’을 확정, 지난 25일 조달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 후지쯔 프로젝터를 OEM으로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는 동원정밀, ING, 히타치 제품을 취급하는 신도리코, 국내 생산라인을 갖고 있는 LG전자 등 ‘메이드인코리아(Made in Korea)’제품 취급업체들에만 입찰자격이 주어지게 됐다.
반면 지난해 입찰에 참여했던 한국엡손·샤프전자·소니코리아 등 일본에서 생산된 제품을 독자브랜드화해 수입·판매하는 업체는 사실상 이번 입찰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조달청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조달을 의뢰한 프로젝터 수량은 약 1000대, 금액기준으로는 210억원 규모로 개별단가제 입찰방식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확인했다. 조달대상 제품에 대한 입찰은 1000안시루멘·SVGA급 DLP프로젝터, 2000∼2400안시·XGA급 LCD프로젝터, 2500∼2900안시·XGA급 LCD프로젝터 및 3000안시 이상의 LCD제품 등 규격별로 4단계로 구분해 실시된다.
서울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입찰방식 결정과 관련해 “대외적으로 외산기업을 입찰에 참여시켰을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정부기구(NGO) 및 시민단체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NGO들은 지난해 교과서왜곡 파동 이후 일본업체들의 교육청 영상기자재 입찰에 외산업체 참여를 반대해 왔다.
그러나 외산 기업들은 전세계적인 시장개방 추세에 역행하는 발상이라며 강력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만이 참가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는 일반경쟁을 실시했으며 중국도 시장을 개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정책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조달청의 공식방침이 공고되는 대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덕 조달청 구매과장은 이와 관련, “교육현장에 외산제품을 사용할 수 없다는 서울시교육청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범위에서 입찰참가 자격을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수입업체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반 관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행정용 프로젝터 입찰에 외산기업을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