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코리아’를 구현하는 ‘m(모바일)테크놀로지’의 기대주로는 단연 cdma2000 1x EVDO와 무선랜이 꼽힌다.
3세대 모바일 통신기술의 하나인 cdma2000 1x EVDO는 꿈의 이동통신을 실현할 선발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규격은 1.25㎒ 협대역(주파수)에서 최대 2.4Mbps급 데이터 전송속도를 구현해 흔히 ‘무선인터넷의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으로 불린다.
이 기술은 현존하는 이동통신서비스 중 처음으로 수Mbps급 데이터 전송속도를 구현, 세계 통신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ADSL이 유선인터넷 대중화의 기폭제가 됐듯이 EVDO에 대한 기대가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우리나라가 세계 처음으로 서비스를 도입해 주목된다.
지난 96년 이후로 전성기를 구가한 2세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통신(IS95A·B)은 최대 64Kbps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주로 단문메시지서비스(SMS), 개인정보관리(PIMs), PCMCIA타입 모뎀을 사용해 저속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그러나 64Kbps급 데이터 전송속도로는 무선인터넷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CDMA에 이어 3세대 이동통신시대의 개막을 알린 것은 cdma2000 1x. 회선데이터 전송방식을 이용했던 CDMA와 달리 패킷데이터 전송방식을 채택, 전송속도가 144Kbps급으로 올라선 것. 이로써 휴대폰만으로 컬러 콘텐츠와 플러그인게임, m커머스를 활용할 수 있다.
지난 99년 미국 퀄컴이 시험통화에 성공하고 지난 2월 SK텔레콤이 대중서비스의 전기를 마련한 cdma2000 1x EVDO는 고속 패킷전송에 적합하도록 시스템을 최적화, 문자와 영상·음악 등의 데이터를 최대 2.45Mbps급 속도로 전송한다. cdma2000 1x보다 20배 정도 빠른 이동통신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CDMA방식 이동통신망에서 음성통화용 핵심망을 거치지 않고 별도의 인터넷망으로 데이터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망 호환성이 좋다.
동기(북미)식 기술이어서 IS95A/B, cdma2000 1x 통신망과 데이터를 호환, 기존 이동통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기에 적합한 것도 장점이다. 망 포설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이른 cdma2000 1x 시스템(네트워크)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설비투자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cdma2000 1x EVDO 서비스 도입으로 데이터 전송속도가 2Mbps 이상으로 빨라짐에 따라 휴대폰으로 멀티미디어서비스, 영상회의,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돼 그야말로 모바일 코리아의 구현이 가능해진 것이다.
동기식 이동통신 국제표준화기구(3GPP2)도 지난 2000년 10월 cdma2000 1x EVDO를 공식 기술표준으로 채택한 상태다. 궁극적으로 3세대 이동통신시대가 열린 셈이다.
한편 미국 퀄컴은 이같은 환경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cdma2000 1x와 cdma2000 1x EVDO를 동시에 지원하는 모바일스테이션모뎀(MSM) 5500칩을 공급한다. 이 칩을 통해 데이터는 cdma2000 1x EVDO 네트워크로, 음성은 cdma2000 1x 네트워크로 송수신하는 것. 더불어 MSM 5500칩이 광역측위시스템(GPS)과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함으로써 휴대폰을 만능기기로 탈바꿈시켜 나가고 있다.
cdma2000 1x EVDO와 더불어 모바일 코리아를 견인하는 또 하나의 통신·네트워크 기술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되고 있는 무선랜.
공중망 무선랜 서비스의 도입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 이동성을 부여해 모바일 오피스의 구현을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모바일 PC시대를 열어나가고 있다.
무선랜은 2차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적의 도청으로부터 안전하게 음성통신을 전송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발됐다. 이후 스프레드 스펙트럼(spread spectrum)·IR(Infrared)·UHF 협대역 방식이 개발되면서 21세기 네트워크의 한 축을 담당하는 신기술로 떠올랐다.
유선(케이블)으로 망포설을 하는 대신 액세스포인트 장비에서 단말장비까지 전자기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유선랜에 비해 상대적으로 네트워크 구축이 용이하다. 고정된 데스크톱 환경에 머무르지 않고 노트북과 PC카드를 이용, 이동중에도 통신이 가능하다.
무선랜 기술은 지난 99년부터 캠퍼스와 도서관 등 학내망·백화점·할인점 등 대형 유통센터,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권 및 PC방, 병원, 호텔 등을 중심으로 도입됐다.
99년 숙명여대에서 최초로 학내망이 구축된 데 이어 서울대·한림대·동명정보대학·경북대·전북대 등 수도권 및 일부 지방대학에서 무선랜 기반의 학내망을 구축했으며 비슷한 시기에 백화점과 할인점 및 물류, 유통센터에도 포스단말기와 무선랜이 함께 공급돼 모바일 코리아의 기반을 다졌다.
이후 금융권과 관공서·공공기관 등에서 무선랜을 잇따라 도입, 무선랜 대중화의 토대가 마련됐고 이를 기반으로 올해부터 공중망 무선랜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풍부한 확장성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갖추고 있는 무선랜은 앞으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표준화 작업중인 5㎓대역의 기술이 개발돼 22Mbps나 54Mbps급의 전송속도가 보장될 경우 본격적인 무선랜 대중화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cdma2000 1x EVDO와 공중망 무선랜 서비스가 본격 도입되면서 두가지 모바일 테크놀로지의 관계에 대해 서로 상반된 의견이 대두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일부에서는 두가지 기술이 대체재의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에서는 상호보완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 통신사업의 미래 주력상품으로 꼽히는 무선데이터 시장선점을 위해 유무선통신사업자들이 초고속무선데이터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유선사업자와 무선사업자들이 각각 공중망 무선랜 서비스와 EVDO 서비스에 들어가면서 두가지 기술은 마치 경쟁관계인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일반적인 시각과는 달리 업계 관계자들은 공중망 무선랜과 EVDO는 대체재 성격보다는 무선데이터통신시장 자체를 키우는 보완재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EVDO는 현재 서울·인천지역 위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월드컵을 기점으로 전국 단위 서비스로 확장될 계획이어서 서비스 영역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공중망 무선랜은 액세스포인트(AP)가 설치된 지역에 한정되지만 EVDO의 2.4bps보다 빠른 11Mbps로 서비스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은 공중망 무선랜의 경우 데이터 소비량이 많은 핫스폿을 주요 시장으로 설정하고 있다. EVDO의 경우는 이동성을 강조하면서 핫스폿 이외의 지역을 주요 시장으로 잡고 있다.
또한 무선랜 서비스를 제공중인 KT는 자회사인 KTF의 EVDO 서비스와 보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룹사 차원에서 조정할 계획이다. 상반기중 무선랜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인 SK텔레콤도 현재 서비스중인 EVDO의 영역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LG텔레콤도 관계사인 하나로통신·데이콤 등의 무선랜과 보완할 수 있도록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공중망 무선랜과 EVDO가 보완재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며 시장을 넓히려면 우선 공중망 무선랜과 EVDO 서비스가 연동될 수 있는 데이터 패키지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무선랜 설치지역에서는 요금이 저렴한 무선랜으로 자동전환되고 AP가 없는 지역에서는 EVDO로 전환돼 소비자가 경제적으로 사용할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무선랜은 종량제의 경우 1시간에 1200원인 데 반해 EVDO로 MP3파일 하나를 받는 데 1만원 정도 요금이 나오는 등 가격차가 큰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에따라 소비자가 EVDO와 무선랜을 환경에 따라 선택해 사용하기 위해서는 EVDO 요금인하도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