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 끝에 찾아온 합격의 짜릿한 기쁨. 얼마전 열린 제74회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덴젤 워싱턴의 기분이 이쯤되지 않았을까. 92년 말콤X, 99년 허리케인카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지만 막판 고배를 마신 덴젤 워싱턴이 마침내 이번에는 해냈다. 흑인을 차별하는 아카데미 보수성의 희생양으로까지 불려졌던 덴젤 워싱턴은 이번 수상으로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임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때마침 덴젤 워싱턴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트레이닝 데이가 오는 4월 1일 비디오로 출시된다. 트레이닝 데이는 부패한 베테랑 형사와 양심을 지키려는 신참 형사의 갈등을 그린 영화. 그동안 선하고 지적인 이미지로 정의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역할만 해온 덴젤 워싱턴이 악질 형사 역을 맡았다. 언론과 평단이 일제히 최고의 연기라고 칭할 만큼 놀라운 집중력을 보인 그의 연기 변신이 감탄을 자아낸다. 아카데미가 왜 이번 만큼은 그에게 남우주연상을 건넬 수밖에 없었는지를 확인하는 재미도 있다. 18세 이상 이용가.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