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중기거점 개발사업, 정부 늑장으로 차질 우려

이동전화 등 휴대형 정보기기의 핵심 부품인 2차전지를 국가 핵심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중기거점 개발사업’이 주무부처의 늑장 행정으로 차질이 예상된다.

 27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불과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차전지 중기거점 2단계 개발사업이 사업계획에 대한 윤곽조차 그리지 못한 채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상적으로 중기거점사업과 같은 대형 국책 개발사업의 경우 준비기간이 최소 1년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2단계 2차전지 중기거점 개발사업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 당장 사업 일정을 확정해도 사업특성상 전체 일정을 정하는 심사에만 6개월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세부 계획안 수립과 연구사업 참여업체 선정 등 후속 작업이 산적해 졸속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중기거점 개발 프로젝트의 2단계 사업에 맞춰 내부 개발인력과 일정, 개발자금 등을 조율해온 관련업계는 이에 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만 끓이고 있으며, 중장기 과제로 추진돼 온 2차전지 국산화 사업이 오히려 뒷걸음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처럼 2단계 중기거점 개발사업 계획이 제때에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주무부처인 산자부가 심사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 2월 주관기관인 한국전지연구조합(이사장 노기호)이 신청한 사업계획안에 대한 심사 등 사업계획 확정을 계속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2차전지 산업이 비록 일본에 비해 생산능력은 크게 뒤지지만 나름대로 빠르게 성과를 보이는 이유는 정부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2차전지 개발 프로젝트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 정부가 하루빨리 2차 사업계획을 결정하고 세부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7년 시작된 정부의 2차전지 1차 중기거점 계획에 힘입어 로케트정밀은 2차전지에 사용되는 니켈캔을 개발 완료했으며, 엘리코파워는 2차전지 내에서 이온을 활성화시키는 포메이션 장비를 개발해 수입대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 그동안 전량 미국에서 수입됐던 정온도계수(PTC)도 오는 7월 생산을 앞두고 있으며 양극과 음극을 분리해주는 세퍼레이터의 경우 한화석유화학이 90% 정도 개발에 성공, 양산 적용 시험을 진행중이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