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소니·마쓰시타 등 일본 전자업체의 중국 시장 진출 방식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됨에 따라 이에 대한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LG경제연구원는 다음주 LG주간경제에 게재 예정인 ‘일본 전자업체의 중국사업 뉴트렌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지난 2000년 이후 일본 전자업체의 대중투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들 업체의 대중국사업의 전개 방식도 크게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 일본 전자업체는 먼저 해외사업에서 중국의 위상을 크게 높이고 있다. 실제로 마쓰시타는 지난해부터 해외사업조직을 개편, 본부 기능을 중국으로 이전하고 미국 현지의 전자레인지와 에어컨 콤프레셔 공장을 중국으로 옮겼다.
히타치도 지난해 10월 향후 5년간 중국에 1000억엔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이테크제품 생산라인의 중국 이전도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다. 그동안 일본은 하이테크 등 성장제품의 생산만은 일본 현지공장을 고집해왔다. 하지만 도시바가 1년 전 디지털TV를 중국 다롄으로 옮긴 것을 시작으로 PDPTV(마쓰시타)·DVD재생기(파이어니어)·노트북PC(소니)·3G 단말기(NEC·마쓰시타) 등 일본이 자랑하는 최첨단제품의 생산기지가 속속 중국으로 이전되고 있다.
또 일본 업체들은 중국 전자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 OEM은 물론 제품의 상호공급 등을 통해 중국 시장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재작년부터 중국의 메이더와 냉장고를 생산 중인 도시바는 올해 안에 샤오야·항즈전기를 통해 세탁기와 청소기를 OEM 방식으로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산요도 지난 1월 중국의 하이얼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 2만여개에 달하는 중국 내 하이얼의 판매거점과 서비스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마쓰시타는 베이징 중관춘에 연구개발 전문회사를 설립하고, 소니는 상하이 연구조직 및 TV·비디오카메라 생산용 조달 거점을 마련하는 등 일본 전자업체들의 중국 현지화 전략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연구원 측의 분석이다.
양문수 연구위원은 “선진 구미기업의 대중국 진출 확대에 따른 위기의식, WTO 가입 등으로 인한 중국 시장의 여건 변화 등이 맞물려 일본 전자업체의 대중국 진출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현재의 대중국 진출전략을 다시 한번 점검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