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LCD 도광판 벤처기업서 세계 첫 개발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핵심부품인 도광판(LGP:Light Guide Pannel)의 기존 제조공법 개념을 바꾼 시트리스(sheetless) 양면 패턴형(both-sided pattern) LGP가 세계 최초로 국내 한 벤처기업에 의해 상용화됐다.

 충남 아산 소재 LGP 전문 벤처기업인 비젼하이테크(대표 고경진)가 바로 화제의 주인공. SK의 DVD개발팀이 주축이 돼 설립된 이 회사는 2년여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시트리스 양면 패턴형 LGP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이미 삼성전자의 품질승인을 거쳐 14.1인치 노트북용을 시작으로 월 2만장 규모로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 다음달에는 모니터용 TFT LCD LGP도 양산, 삼성전자에 백라이트유닛(BLU)을 조달하는 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 LG필립스LCD와는 품질승인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비젼하이테크의 LGP가 업계의 주목을 끄는 것은 이 회사의 LGP 제조공법이 기존 업체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 현재 LGP 제조는 아크릴판재를 절단-가공-인쇄-부식 등의 복잡한 공정을 거쳐 제조한다. 반면 비젼하이테크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스탬퍼(stamper) 및 사출성형기술을 응용, 품질이 뛰어나면서도 생산성을 2배 이상 높일 수 있다. 자연히 가격경쟁력은 탁월하다.

 특히 이 제품은 LGP 양면에 독특한 형태의 패턴을 성형, 기존 TFT LCD용 BLU를 구성하는 광학시트 기능까지 겸비, 자재비와 BLU 조립비 등 TFT LCD 가격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BLU는 냉음극형광램프(CCFL)와 빛을 전면에 고르게 확산시켜주는 확산시트, 일정 방향으로 빛을 집광시켜주는 프리즘시트 등 광학시트, 그리고 LGP로 구성된다.

 비젼하이테크가 이처럼 새로운 개념의 LGP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게 된 배경은 다른 LGP업체와는 달리 광학분야에 탁월한 맨파워 덕분. 이 회사는 고경진 사장을 비롯해 창립 멤버들이 DVD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급 광학 전문가들이다. 여기에 스탬퍼 기술개발 과정을 통해 메커니즘 기술력도 뛰어나다는 평을 받아왔다.

 비젼하이테크는 최근 충남 아산 본사 인근에 8만2650㎡(2만5000여평)의 새 부지를 확보, 생산능력을 대대적으로 확충, 세계 LGP시장 석권을 위한 첫받을 내딛는다. 오는 10월 완공을 목표로 다음달 착공할 이 공장이 셋업되면 이 회사는 생산라인이 20개로 늘어나 생산능력이 최대 월 120만장으로 급증한다.

 고경진 사장은 “기존 LGP 제조방식에 비해서는 여러면에서 뛰어나고, 모든 기술을 특허출원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시장진입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연간 400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LGP시장의 20% 이상을 확보, 세계적인 LGP 전문업체로 올라서는 것이 1차 목표”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