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최대 CDMA사업자 투자 지원요청 배경

인도네시아 최대 CDMA사업자인 센트럴인도가 적극적인 한국 기업의 투자 유치에 나서면서 그 배경과 국내 업체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일단 투자에 신중한 입장이나 워낙 잠재력인 큰 시장이라 어떤 형태로든 발을 담가 놓으려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그렇지만 센트럴인도측이 국내 라이벌인 KTF와 SK텔레콤은 물론 KT, 삼성전자, 스탠다드텔레콤 등 다수의 사업자에게 동시에 ‘러브 콜’을 해 자칫하면 국내 사업자간 과당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왜 한국 기업을 끌어들이려 하나=센트럴인도측은 퀄컴을 대주주로 영입했다. 퀄컴의 투자 규모는 2500만달러다. 그렇지만 애초 예상한 4000만∼5000만달러 투자에는 못미쳤다. 퀄컴은 아무래도 정정 불안으로 투자 안정성이 떨어지는 인도네시아 투자에 신중한 입장이다.

 퀄컴은 투자 조건으로 크게 세가지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어도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의 60%가 몰린 자바섬 전체 규모의 시장을 확보해야 하며, KTF나 SK텔레콤과 같은 세계 유수의 CDMA사업자를 영입하고 장비는 CDMA 1x 망으로 간다는 것이다. 시장 확보는 제1, 2 사업자의 통합운영으로 해결됐다. 장비 문제 역시 퀄컴과 밀접한 에릭슨의 현물출자로 일단락됐다. 문제는 운영노하우가 풍부한 한국 CDMA사업자의 영입이다. KTF는 센트럴인도 통합전 인도네시아 제1의 CDMA 사업자인 콤셀인도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오퍼레이터 계약직전까지 갔다는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투자문제가 걸린 상황에서 모든 것은 유동적이다. 이번에 방한한 센트럴인도 경영진은 KTF는 물론 SK텔레콤의 투자 의향을 파악하는 데 골몰하고 있는 듯하다. 또 내심 라이벌간 경쟁을 부추겨 투자 조건을 유리하게 만든다는 전략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에릭슨으로 일단락된 장비부문도 방문단이 삼성전자의 장비 생산현장을 견학하고 높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자의 결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KTF와 SK텔레콤의 반응=KTF는 일단 인도네시아 투자에 긍정적이나 한번 무산된 경험도 있고 해서 직접적인 투자보다는 컨설팅에 주력한 후 그 대가를 다시 재투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모기업인 KT와 투자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한편 국내 사업자들의 통일된 의견을 모으겠다는 적극적인 의사까지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는 직접적인 반응을 회피하고 있으나 투자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인 입장이다. 워낙 시장 잠재력이 큰 데다 향후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 차원에서 인도네시아 시장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 투자 불안정도 퀄컴과 같은 회사의 참여로 다소 불식됐다는 판단이다. SK텔레콤은 무엇보다 라이벌인 KTF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양사가 투자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긍정적인 측면과 문제점=인도네시아는 2억2000만명이 넘는 인구 중 GSM가입자가 400만명에 그치고 있으나 매년 50% 정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CDMA망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시장전망은 정국불안이라는 악재를 제외하고는 밝다고 볼 수 있다.

 센트럴인도는 사업을 본격화하는 올해부터 2년내에 1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예정이다. 초기 운영수입은 물론 단말기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 인도와 함께 거대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를 CDMA의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세계화하는 초석으로 만들 수 있다. 이와 관련, 정통부는 이번 메가와티 대통령의 방한기간에 통신장관 회담을 갖고 한국이 인도네시아 CDMA사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센트럴인도사는 어떤 회사인가

 인도네시아의 1, 2위 CDMA사업자가 합병한 센트럴인도판자사티셀룰러(가칭 Central Indo Pancasakti cellular)사는 이동전화 사용 예상인구의 80% 이상이 몰려있는 자바섬의 전역(표참조)에 CDMA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다. 2위 메트로셀사가 1위 콤셀인도사를 인수함에 따라 탄생한 센트럴인도는 5월께 정식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며 현재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센트럴인도가 최대의 CDMA사업자라고 해도 가입자가 수만명에 불과해 인도네시아에서 총 400만여명의 가입자를 가지고 전역에 서비스를 하고 있는 텔콤셀, 사텔인도, 엑셀콤인도(Excel Komindo) 등 GSM사업자들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것이 사실이다. 퀄컴측이 2500만달러를 투자하며 세계 최고수준의 CDMA오퍼레이터와 cdma 1x 장비 구축, 자바전역 서비스를 조건으로 건 이유도 GSM과의 경쟁력을 고려한 결과다.

 관계자에 따르면 센트럴인도는 향후 국내 CDMA오퍼레이터가 국내에서와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연간 가입자 증가율이 50%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2년내에 150만명의 신규가입자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