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중소기업의 44%가 국내 시장에서 수입품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대다수 기업이 수입품의 저가 공세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위원장 전성철)는 지난 18∼20일 여론조사기관인 TN소프레스코리아에 의뢰해 국내 303개 중소기업 경영진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수입품과의 경쟁에서 양적·질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44%가 이미 수입품과 경쟁중이며 이 중 74%는 수입품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수입품의 저렴한 가격(69%)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어려움을 주는 경쟁상대국으로는 대부분 중국(38%)을 지목했으나 일본(26%), 미국(13%), 유럽(11%) 등 선진국과의 경쟁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극복 방법으로 중소기업의 절대 다수(72%)는 기술개발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자세를 보였으나 가격인하로 맞서겠다는 기업도 21%에 달했다.
조사대상기업의 70%는 덤핑 등 수입품의 불공정거래로 인해 피해를 입었을 경우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수입품의 불공정행위를 시정하는 정부 기구인 무역위원회의 존재는 물론 기능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무역위워회 측은 설명했다.
실제 조사결과 무역위원회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는 기업은 38%였고 무역위의 기능을 정확히 알고 있는 곳은 전체의 14%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2000년 기준으로 무역위원회를 통해 우리 기업이 제기한 반덤핑 제소건수는 단 2건으로 미국의 23분의 1, EU의 30분의 1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전성철 무역위 위원장은 “한국시장이 점점 매력적인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수입품이 범람하는 등 통상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기업도 선진기업처럼 덤핑 등 수입품의 불공정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을 경우 반덤핑제소 등 적극적인 자세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