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이미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규모는 커지고 있어요. 시중에 이미 좋은 백신제품이 많이 나와 있지만 백신사용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아직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터보백신과의 합병을 통해 백신업체로 탈바꿈한 에브리존(http://www.everyzone.com) 신동윤 사장(34)의 말이다.
에브리존은 원래 e메일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마케팅 업체가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에 이은 제3의 토종 백신업체로 탈바꿈한 것이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변신이지만 신 사장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신 사장은 홍보맨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LG인터넷 채널아이’ ‘98컴덱스 코리아’와 같은 굵직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IT업계와 인연을 맺은 신 사장은 98년 프리랜서로 독립하면서 보다 획기적인 e메일 마케팅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
“e메일 마케팅 업체의 홍보를 대행하면서 뭔가 획기적인 기법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그 때 생각한 아이디어가 백신메일입니다.”
사용자가 e메일을 통해 받은 백신으로 바이러스를 검색하고 치료하는 2∼3분 동안 동영상 광고가 노출되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은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네티즌의 입장에서는 무료로 바이러스를 방지할 수 있고 광고주에게는 여타의 광고기법에 비해 높은 노출효과를 보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신 사장은 에브리존을 만들었다. 서비스 개시 이후 에브리존은 무료 백신서비스를 찾는 네티즌의 발길과 ‘신비로’ ‘아시아나항공’ ‘드림라인’ ‘SBSi’ 등의 대형업체와 제휴해 자체 회원 80만명, 제휴사 회원 600만명을 확보했다.
다수의 회원확보에는 성공했지만 사후치료약 격인 백신메일의 한계가 남아 있었다. 그래서 보다 편리한 백신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이는 작년 12월 자사 백신메일에 백신을 제공해오던 터보백신과의 전격 합병으로 이어졌다.
합병 후 첫 작품인 ‘터보백신Ai’를 현재 온라인 임대형식으로 유료 서비스하고 있으며 개인용 백신시장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한 올 상반기중 서버용 백신과 오프라인용 패키지 제품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신 사장은 “기존 인터넷 서비스 및 마케팅 노하우를 최대한 살려 터보백신을 국내 대표 백신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며 “실질적인 백신사업 원년인 올해 국내 백신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킬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