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무대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치려는 야심을 가진 기업들은 한동안 닷컴(.com) 도메인에 목을 매왔다. ‘인터넷기업=닷컴기업’으로 알려지면서 닷컴(.com) 도메인이 아니면 인터넷을 모르는 기업이거나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것처럼 비쳐졌기 때문이다.
사재기(일명 스쿼팅)와 쟁탈전이 불꽃튀게 전개된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인터넷 붐이 인 지 수년 만에 웬만한 이름은 모두 등록됐다. 신규 창업자들의 경우 닷컴(.com)을 이용하려면 고심끝에 정한 회사이름마저 바꿔야 할 정도다.
이제 마인드를 바꿀 때다. 닷컴보다 비즈니스의 성격을 훨씬 잘 드러내주는 이색 도메인이 우리를 기다린다.
◇닷디제이(.dj)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서 빛 발해=개인들에게 각광받는 최상위 도메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닷네임(.name)’이다. 자신의 이름으로 도메인명을 삼을 수 있다면 개인 홈페이지에는 적격. 개개인의 독특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신세대 네티즌들에게 인기가 높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프로골퍼로 떠오른 박세리가 닷네임 도메인(Seripark.name)을 등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닷네임이 개인들의 지나친 닷컴 편애증을 줄어들게 해 결과적으로 닷컴 도메인이 꼭 필요한 기업들에 숨통을 트이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고의 부가가치 사업으로 꼽히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닷디제이(.dj)’가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아프리카 지부티공화국의 국가도메인이지만 이 나라의 인터넷사용률이 바닥에 가까운 사정을 안 국내기업(닷디제이)이 운영권을 사들였다. 벌써부터 등록 열기가 뜨거워 조용필팬클럽(Choyongpil.dj), GOD(God.dj), 장혁(Janghyuck.dj)을 비롯해 핑클(finkl.dj), 엄정화(uhmjunghwa.dj) 등도 등록됐다.
네덜란드의 한 DJ연합회에서는 그동안 갖고 있던 닷컴(http://www.hollywooddj.com) 도메인을 닷디제이(http://www.Hollywood.dj)로 바꿨으며 세계적인 팝가수 마돈나도 공식사이트를 닷디제이(http://www.Madonna.dj)로 사용키로 합의했을 정도.
◇닷에프엠, 닷씨씨, 닷프로페셔널 등 이색 도메인 넘쳐=투발로 공화국의 국가도메인 닷티브이(.tv)에는 미디어기업과 인터넷방송국 등에서 문의가 쇄도, 이미 BBC·CNN·ABC 등 세계적인 뉴스채널이 등록을 마쳤다. 스웨덴의 경우 자국의 국가도메인이 닷세(.se)임에도 불구하고 도메인 등록자의 80% 가량이 주변 소국의 국가도메인인 닷누(.nu)를 사용한다.
이밖에도 코코스아일랜드의 닷씨씨(.cc)는 컨츄리클럽(Golf.cc)과 컴퓨터관련회사(Intel.cc)가, 미크로네시아연방의 닷에프엠(.fm)과 아르메니아의 닷에이엠(.am)에는 라디오 방송 기업들(Radio.fm, Power104.fm, Poweer77.fm, Radio.am)이 몰렸다.
카메룬의 닷씨엠(.cm)에는 광고관련 기업 및 단체(Ad.cm)가, 라오스의 닷라(.la)에는 미국 LA의 관련기관(Dogers.la)이, 서사모아의 닷더블유에스(.ws)에는 웹사이트 운영업체(Website.ws)가, 콩고의 닷씨디(.cd)에는 신용카드 업체(VISA.cd)가 등록을 마쳤다.
이밖에 통가공화국의 닷투(.to), 캐이맨제도의 닷케이와이(.ky), 몰도바공화국의 닷엠디(.md)를 비롯해 박물관 관련 도메인인 닷뮤지엄(.museum), 항공 관련 도메인인 닷에어로(.aero), 전문가들을 위한 닷프로페셔널(.professionals) 등도 도메인 등록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나명찬 닷디제이 사장은 “개인이나 회사의 성격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닷컴(.com)에만 집착하는 국내와는 달리 해외에서는 자신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최상위 도메인으로 등록이 분산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사업성격과 잘 어울리는 도메인이 닷컴보다 비즈니스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