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있어 가장 큰 화두는 ‘건강’이다.
모 방송사가 방송했던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라는 프로는 새해 벽두부터 사회의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헬스케어 분야는 이미 떠오르는 유망 사업군으로 자리잡았다.
먹고 사는 게 중요했던 시절을 지나 바야흐로 잘 먹고 잘 살아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몸(?) 하나로 버티며 하루 하루의 생활에 쫓겨 사는 샐러리맨들에게 있어 건강은 더욱 간절한 소망일 수밖에 없다. 잘 먹고 잘 사는데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벤처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오히려 하루가 25시간이기를 바라는 벤처인들에게는 오히려 건강의 소중함이 더욱 강조된다. 벤처업계 2인의 운동 예찬론자를 만나 봤다.
전자지불 서비스 기업인 한국사이버페이먼트(KCP) 마케팅본부 송윤호 상무(41)는 프로선수 뺨치는 아마추어 수영 선수다.
LG소프트(현 LGCNS) 영업사원으로 근무했던 시절인 지난 91년부터 시작한 수영이 벌써 10년을 넘었다. 당시 8년 걸리던 과장 승진을 4년 6개월만에 이뤄낼 정도로 일에만 파묻혀 있던 송 상무는 어느 순간부턴가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걸 느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수영이다.
매일 새벽 5시 30분에 기상, 시작했던 것이 가르치던 코치의 실력을 넘어선 것은 물론 각종 아마추어선수권 대회에 구대표로 출전할 수 있는 정도까지 늘었다.
자유형, 평영, 접영, 배영 등 4개 종목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영장 30바퀴 정도는 쉬지 않고 돌 수 있는 체력도 다졌다.
수영으로 시작된 운동에 대한 관심은 산악자전거, 축구, 헬스, 골프 등 모든 운동을 섭렵하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라틴댄스까지 영역을 넓혔다.
“운동은 철저한 자기 관리의 기본입니다. 특히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 하는 영업맨에게 있어서의 자기 관리는 일의 성패와도 직결됩니다.” 송 상무가 말하는 성공하는 사람의 십계명 중 첫번째로 건강을 꼽는 이유다.
송 상무는 최근 후배들을 데리고 운동을 가르치는 데 재미를 붙였다. 운동을 안하려는 후배들에게는 금전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건강이 활기찬 직장 생활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에 지친 하루의 모든 찌꺼기를 굵은 땀방울과 함께 배출해 내는 즐거움은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송 상무가 매일 산뜻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송 상무가 물살을 가른다면 CRM전문기업인 엠피씨(MPC) 경영기획실의 이광석 차장(37)은 대지를 박차며 건강을 다진다. 이 차장은 마라토너다.
이 차장의 마라톤과의 인연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96년 입사 당시 15명이던 회사가 현재 161명의 직원을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할 만큼 고속 성장의 가운데 있다보니 모르는 사이에 심신이 모두 지쳐버린 자신을 발견했다.
체력이 바닥났던 것은 물론이고 앞만 보고 달려오는 동안 혼자만의 사색에 잠길 시간도 전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시작한 것이 마라톤이다. 이 차장은 혼자 달리며 개인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없이 즐거웠다고 한다.
강화 해병마라톤(32.195㎞), 인천공항 개항마라톤(하프) 등을 거쳐 마침내 지난해 10월 28일 경주 동아마라톤에서 이 차장은 마라톤 풀코스(42.195㎞) 도전에 성공했다. 기록도 4시간 5분의 호성적이었다.
마라톤을 시작한 뒤 하루 1갑반에서 2갑씩 피우던 담배도 끊었다.
이 차장은 마라톤 외에도 매일 수영과 조깅을 한다. 철인 3종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수영 3.9㎞, 사이클 180㎞, 마라톤 42.195㎞에 걸쳐 이뤄지는 철인 3종 경기를 통해 자신의 또다른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어서다.
24시간내에 코스를 완주하면 철인의 칭호가 주어지지만 10시간 이내에 골인점을 통과하는 것이 이 차장의 목표다.
“마라톤 풀코스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 32∼35㎞ 지점입니다. 이때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리고 싶지만 이 구간을 지나면 무아지경에 빠지게 됩니다. 마라톤을 시작했던 시점이 개인적으로 인생에 있어서 32∼35㎞ 구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마라톤을 접하지 않았다면 그냥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을 겁니다.”
오늘도 인생의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달리고 있는 두 사람의 골인점이 기다려진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