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단말기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메이저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외 시장에서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반면 일부 중견 및 중소업체는 오히려 매출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31일 본지가 삼성전자·LG전자·팬택·큐리텔·세원텔레콤·텔슨전자·스탠더드텔레콤·와이드텔레콤 등 국내 8개 이동전화단말기업체의 올 1분기 판매량 및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1분기 중 국내시장에서 230만여대를 판매, 6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동기대비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이 각각 100만대, 1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 회사는 수출 역시 고가브랜드 전략이 주효,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특히 해외시장에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이동단말사업본부(이동전화단말기+유무선전화기)는 전년 동기대비 57% 증가한 3억7000만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내수에서도 컬러단말기가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1분기보다 25만대 늘어난 100만대는 무난히 넘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와는 달리 중견단말기업체들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팬택과 텔슨전자는 호조세를 유지했지만 큐리텔과 세원텔레콤은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택은 OEM에서 ODM 방식으로 전환하고 중국 GSM 단말기 시장에 진출하면서 뚜렷한 실적개선을 보여줬다. 올 1분기 경상이익이 50억∼60억원 선으로 지난해 동기(3억5000만원)보다 1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텔슨전자도 올들어 중국 CDMA 단말기 수출이 증가하고 있고 파트너인 핀란드 노키아사 ODM 물량이 늘어나 당초 목표치보다 100억원 가량 늘어난 7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 신장한 수치이고 올 예상매출의 50%를 넘는 금액이다.
반면 세원텔레콤과 큐리텔은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원텔레콤은 컬러단말기 출시 지연 등 내수시장의 부진으로 전년보다 600억원 가량 줄어든 1000억원 매출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큐리텔도 미국 오디오박스의 수출물량이 2세대에서 2.5세대로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에서 물량이 줄어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2만대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스탠더드텔레콤과 와이드텔레콤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최인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메이저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이 커지면서 대형업체와 중소업체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며 “경쟁력있는 중견업체들은 해외시장의 선전여부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