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株 "수출로 재시동 걸까"

 PC업체들의 수출이 종합주가지수 1000선의 향배를 가늠하는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동안 반도체·LCD·셋톱박스 등 수출 우량 종목과 내수 관련 종목들이 주가지수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으나 향후 주가지수가 900선 안착 후 1000선을 돌파하기 위해선 하드웨어(HW) IT제품의 대부격인 PC수출이 주가 대상승의 버팀목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계 IT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서 미국 등 주요 PC 수요국들의 도입 물량 예상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윈도XP, 펜티엄4 업그레이드 수요 등이 겹치면서 전세계 PC시장은 지난해의 마이너스 성장을 넘어 10%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국내 증시에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증시에선 삼보컴퓨터, 현주컴퓨터, 현대멀티캡 등 PC업체들이 수출실적을 바탕으로 주가상승의 호기를 맞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PC수출의 선도 역할을 하고 있는 삼보컴퓨터는 지난 1, 2월 각각 23만대와 21만대의 PC수출을 달성하며 수출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0% 신장했다. 3월에도 전달에 비해 25% 증가한 28만대의 수출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지난주 HP 주총에서 컴팩과의 합병이 사실상 승인됨으로써 삼보컴퓨터의 PC 수출물량 확대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아직 삼보컴퓨터에 대한 증시 반응은 무덤덤한 편이다. HP 주총 소식이 전해진 지난 20일 반짝 상승세를 탓지만 이후 등락을 거듭, 29일도 전날보다 400원(2.5%) 내린 채 장을 마감했다.

 현주컴퓨터는 지난 1월에 이어 최근 해외 수출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키면서 PC수출 주도주로 부상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메디컬시스템과 3년간 총 1700달러어치의 PC를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엔 인도네시아 정부, 일본 유통업체와 각각 3000대씩의 PC공급 계약을 맺는 등 수출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일본에서 하반기에 각각 1만7000대와 3만7000대의 추가 물량이 확보돼 2개 수출건만으로 4000만달러에 달하는 수출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현주컴퓨터는 최근 수출계약 시점을 전후해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9일에도 전날보다 90원(3.27%) 오른 2840원으로 마감됐다.

 상대적으로 수출 부문이 취약한 현대멀티캡도 내수시장을 겨냥한 오토PC 등 신규사업을 확대하는 것과 함께 매월 100만달러 가량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현대멀티캡 관계자는 “월간 증가실적이 뚜렷하게 호전되지 못하고 있지만 해외영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9일 현대멀티캡은 4거래일만에 하락세를 벗어나 비교적 큰 폭인 150원(8.67%) 오른 1880원으로 마감됐다.

 이성재 한화증권 연구원은 “PC수출이 늘어나면 곧바로 해당종목의 주가에 반영되는 실정”이라며 “그동안 내수에 주력했던 현주컴퓨터, 현대멀티캡도 잇따라 수출에 나서면서 국산 PC 수출이 확대일로를 걷고 있고 이것이 궁극적으로는 주가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 크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