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타이완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TSMC)이 올해 설비투자 예산을 종전보다 10억달러 가까이 확대할 것이란 소식으로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지난 28일(현지시각) 미증시에서 TSMC의 주가는 4.49% 상승했고 장 마감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추가로 1.3% 상승했다. 이는 관련업체들의 투자심리를 호전시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4.4%), 에이엠디 (4.0%), 내셔널세미컨덕터(2.4%) 등 대형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종 대표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4% 상승했다.
뒤늦게 일본의 대형 반도체업체들이 설비투자를 크게 삭감할 것이란 비관적인 소식도 전해졌으나 대세를 전환시키지는 못했다.
TSMC의 설비투자규모 확대 발표 이후 베어스턴스의 기술주 전략 담당 샐 카트리니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의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를 157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설비투자규모에 비해 14% 증가한 것이며, 지난해 연말의 암울한 전망과 대조적인 것이다.
카트리니는 또 이를 계기로 반도체 제조업체와 장비업체의 ‘밀월여행’이 시작될 것이며, 앞으로 관련업체들의 주가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러한 반도체 장비업체들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과는 대조적으로 통신 장비업체들은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최근 이동통신 장비시장의 회복세가 다른 산업에 비해 더딜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에릭슨의 커트 헬르스톰 CEO는 지난 27일 열린 연례회의에서 이동통신 장비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한주(25∼29일)간 미증시에서 통신 장비업체인 루슨트테크놀로지스와 시스코시스템스는 각각 3.05%, 2.17%상승했지만 증시전문가들은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부활절 연휴로 인해 지난 29일(현지시각) 하루 휴장한 나스닥시장은 전주말 대비 0.32% 하락한 1851.4로 한주를 마감했다. 나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국내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했다. 두루넷은 전주말보다 2.40% 하락한 1.22달러, 하나로통신 ADR도 3.54% 떨어진 5.45달러로 마감됐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