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나노기술 현장을 찾아서>(13)인터뷰: 젠스 게브레트. 박사.

 PSI의 대표적인 나노연구기관인 LMN(Lab for Micro and Nanotechnology)을 만든 젠스 고브레트 박사는 반갑게 취재진을 맞이했다.

 산업지향적인 응용연구에 집중하는 LMN의 특성상 젠스 박사는 한국기업과의 공동연구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최근 집중하는 연구분야는 어떤 쪽입니까.

 ▲우선 실리콘기반 나노재료기술입니다. 전자 디바이스의 크기는 갈수록 작아지는데 이러한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연결회로의 속도는 점점 늦어지고 있어요. 따라서 전체 디바이스 속도의 향상은 미미한 실정입니다. 광신호를 제어하는 실리콘 나노기술은 이러한 속도문제를 해결할 하는데 매우 접합한 기술입니다.

 ―왜 실리콘을 소재로 이용하는가.

 ▲이 실리콘기술은 반도체산업의 발달로 응용에 매우 유리한 점이 있지요. 향후 실리콘기반 나노소재기술은 광전자 디바이스 집적회로 개발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올 것입니다.

 ―외부 기업체의 공동연구가 연구센터 운영의 핵심인데 어려움은 없는지.

 ▲요즘엔 LMN의 연구성과가 암암리에 알려지면서 외부기업이 스스로 찾아오는 사례가 많습니다. 대부분 유럽업체가 주고객이지만 한국기업과 공동연구도 환영합니다. PSI는 나노관련 기초과학분야에서 세계제일의 연구인프라를 갖춘 곳이니까요. 

 ―스위스가 나노기술에 이토록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사실 스위스엔 이렇다할 전자산업이 없어요. 90년대 들어 IT물결에서 다소 뒤떨어진 것이죠. 튼튼한 기계산업이 뒷받침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새로운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입니다. 노벨상 수상자인 IBM취리히의 로러 박사가 스위스 정부를 움직여 나노기술에 일찌기 막대한 투자를 시작한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독일사람인데 스위스에서 일하기에 어렵지 않은가.

 ▲연구소의 절반 이상이 독일사람이니 어려운 점은 없어요. 독일 과학자가 연구하면 스위스 기술자가 실험장비를 만들어주는 식의 공존공생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위스는 아마 21세기에도 정밀기술에 관한한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을 겁니다. 관광이나 시계산업만으로 지금의 높은 국민소득 수준을 유지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작은 물건을 만드는 것은 스위스사람들의 천부적인 재질입니다. 전통이란 무시못하죠.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