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장착해왔던 국내 PC업체들이 최근 ATI 칩을 채용한 그래픽카드를 채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국내 그래픽카드시장에서 멀티벤더 시대가 열릴지 주목된다.
PC 및 그래픽카드 업계에 따르면 현주컴퓨터·주연테크 등 중견PC 업체가 조만간 ATI 칩 그래픽카드를 자사 PC에 내장키로 결정한 데 이어 삼성전자·삼보컴퓨터로 대표되는 국내 대형 PC회사까지 최근 ATI 칩세트 기반의 그래픽카드를 제조사에 의뢰해 제품개발 및 테스트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개월간 ATI 그래픽 카드를 장착한 PC를 판매하다 중단한 현주컴퓨터는 이번주부터 ATI그래픽 카드를 내장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주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과거 ATI 칩세트 그래픽카드의 시장에서 실패한 요인은 3D 구현 능력에서 엔비디아칩보다 뒤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새로 도입될 ATI 칩 그래픽카드는 2D와 3D에서 모두 뛰어난 성능을 보여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주컴퓨터와 같은 시기에 ATI 칩 그래픽카드를 사용한 바 있는 주연테크컴퓨터도 최근 ATI사 그래픽카드의 성능향상과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이달 초 ATI 칩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제품을 재출시할 예정이다. e라이프컴퓨터로 알려진 세지전자 역시 최근에 ATI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PC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 대형 PC업체들도 여러 그래픽카드 제조사를 통해서 자사 제품 적용을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중이며 현재까지 평가는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인작업까지 상당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대기업들은 엔비디아 제품을 사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 회사가 ATI 칩 그래픽카드를 사용할 경우 그래픽카드 업계에서는 칩세트 시장 주도권 변화의 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픽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PC업체의 최종 승인이 미결이어서 제품으로 출시될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작년과 같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며 “이에 그동안 엔비디아 칩 사용만을 고집하던 국내 그래픽카드 제조사의 사업방식 변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