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 신약 개발 `열풍`

 ‘국내 비만치료제 신약 1호를 획득하라.’

 바이오벤처기업을 비롯한 대기업·제약회사·연구소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비만치료제 시장을 놓고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소득 수준의 증가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세계 시장 규모가 지난해 13억달러에서 오는 2010년에는 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는 로슈·애보트 등 제약회사가 상품화에 성공해 이윤을 창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제니칼과 리덕틸·엑소리제 등이 시판돼 ‘약으로 살 빼는 시대’ 개막 1년 만에 5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과 제약회사·바이오벤처기업은 90년대 들어 연평균 10건 정도의 비만치료 후보물질 특허출원을 냈으며, 98년 이후 2000년까지 2년 반 동안 155가지 물질특허를 출원하는 등 연구개발 활동이 활기를 띠고 있다.

 신약 발굴 R&D 벤처인 크리스탈지노믹스(대표 조중명

http://crystalgenomics.com)는 게놈 연구를 통해 밝혀진 유전자 연구를 기반으로 비만치료제의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구조유전체학을 응용한 비만·당뇨 등 삶의 질을 개선하는 치료제 분야의 신약 물질 발굴에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CI는 일본 제약회사인 아마노우치사와 제휴하고 물질 발굴에 나섰다. 양사는 뇌에서 식욕과 에너지 소비를 조절하는 특정수용체 작용을 통해 음식물 섭취를 억제하는 경구용 제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동아제약과 바이오벤처 TG바이오텍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공동으로 나서고 있다. TG바이오텍은 비만 관련 유전자를 발굴해 지방 축적을 막는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해 동아제약에 특허실시권을 이전했다. 동아제약은 TG바이오텍이 찾아낸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신약 선도물질을 탐색 중이며 앞으로 동물실험을 비롯한 개발 및 상품화 과정을 진행한다.

 천연식물에서 비만치료물질을 개발하는 곳도 늘고 있다. 선진국들이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비만치료제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국내에서 발달된 민간요법 및 전통의학을 바탕으로 천연물질을 이용한 비만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순환기연구실 김영국 박사팀은 최근 인삼에서 ‘파녹시논A’라는 물질을 추출해냈다. 이 물질은 작은 창자와 간 등에서 콜레스테롤의 체내 축적 과정에 필요한 효소의 작용을 억제한다.

 영남대 출신 교수들이 설립한 바이오비서티는 나뭇잎과 열매 등 천연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비만 치료효과를 보이는 물질 개발에 성공하고 진양제약을 통해 대량생산 및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