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사이언스>(29)전지

 우리 주위에서 쓰이는 모든 기기는 전지 없이 작동이 불가능하다. 전지는 모양도, 크기도 매우 다양하다.

 알약보다 약간 큰 것에서부터 어른 혼자서는 들지 못할 정도로 무거운 것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전지의 원리는 모두 하나다. 화학적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다가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것이다.

 전지는 화학반응 대신 전기화학반응이 일어나 전자(electron)가 도선을 통해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특별한 내부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도선을 통해 흐르는 전자는 전기에너지의 원천이 돼 인간에게 유용한 활용성을 제공한다.

 전지는 세 가지 부분으로 음극·양극, 그리고 그 사이에 전해액이라는 화학약품으로 이뤄져 있다. 흔히 우리가 사용하는 건전지는 중앙에 꽂혀 있는 탄소 막대가 양극이며 음극으로는 바깥 통을 겸해 아연을 사용한다. 양극인 탄소 막대 주위에는 이산화망간과 흑연가루를 압축해 넣었으며 전해액으로는 염화암모늄을 쓴다.

 전지의 음극은 기본적으로 전자를 내주고 자신은 산화되는 물질이며 양극은 전자를 받아 자신은 환원되는 물질로 전지가 전등이나 가전제품 등 외부기기와 연결돼 작동할 때 두 전극은 각각 전기화학적으로 다른 상태로의 변화를 일으킨다.

 음극의 산화반응에 의해 생성된 전자는 외부기기를 경유해 양극으로 이동하고 양극에 이르러 양극 물질과 환원반응을 일으킨다. 이때 전해질에서 음극과 양극 방향으로의 음극이온과 양극이온의 물질이동에 의해 전하가 흐르는 작업이 완성된다.

 이렇게 전해질 내부에서는 외부 도선에서 계속 전하가 흐르도록 반응을 일으키고 이에 힘입어 외부 도선에서는 흐르는 전하로 전기적인 일을 하게 되는 것이 전지의 작동원리다. 이 과정을 ‘방전’이라 한다. 따라서 계속 전지가 전기적인 일을 하게 되면 전지의 전압은 계속 낮아지고 결국 외부에서 전하를 이동시킬 수 없을 때까지 이르게 된다.

 이때 폐기하게 되는 전지를 1차전지라 하고 거꾸로 전하를 흘려주는 작업, 즉 다시 전지를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전지를 2차전지라 한다. 충전 시에는 방전반응과는 반대의 반응이 진행돼 전지 본래의 화학적 상태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재사용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2차전지인 니켈카드뮴(Ni-Cd)전지는 이미 100년 전인 1899년 발명됐으며 철도 차량용·비행기 엔진시동용 등을 비롯해 고출력이 요구되는 다양한 산업 및 군사 용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가스 발생을 제어할 수 있는 밀폐식 소형전지의 경우 전동공구 및 휴대형 가전 제품의 전원으로 이용된다. 그러나 전지를 사용하기 전에 충전하면 메모리효과 때문에 다음 충방전 시 용량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고 니켈수소 및 리튬이온과 같은 고성능 2차전지의 등장으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90년대 초에 개발된 니켈수소(Ni-MH)전지는 니켈카드뮴전지에서 음극인 카드뮴을 수소 저장 합금으로 대체, 공해를 유발하지 않고 메모리효과를 피할 수 있는 전지다. 전압도 니켈카드뮴과 동일한 1.2볼트로 기존 전지와 호환이 가능하다. 단점은 가격이 비싸고 출력이 떨어져 고전류를 요구하는 응용기기에서는 니켈카드뮴보다 불리하다.

 리튬이온(Li-ion)전지는 90년대 새로 등장했으며 전압이 1.2볼트인 니켈카드뮴이나 니켈수소와 달리 전압이 3.6볼트로 기존 전지의 3배나 된다. 전해질로는 수용액 대신 유기용매를 사용한다. 높은 에너지 저장 밀도와 저중량 특성에 힘입어 급속히 기존 2차전지를 대치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고가의 휴대형 전자제품으로 그 용도가 크게 제한돼 있으며 안전성 면에서는 특별한 보호회로에 의존해야 하는 등 불완전한 형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관련 사이트

 LG화학 전지사업부 http://www.lgbattery.com

 전기연구원 전지연구그룹 http://lily.keri.re.kr

 대한화학회 http://www.kcsnet.or.kr